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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 2

산에 들다 - 히말라야

by 보리올 2013. 5. 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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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에 기상해 6 30분에 아침 식사, 7시 출발로 아침 일정을 잡았다. 날씨가 쾌청해 기분이 좋았다. 로지에서 마차푸차레가 빤히 보인다.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나는 모습에 가슴이 설렜다. 하늘 높이 솟은 자태는 또 얼마나 수려한지사실 안나푸르나 주봉(8,091m)은 베이스 캠프에 올라야 겨우 진면목을 보여주는데 반해, 마차푸차레(6,993m)는 트레킹 출발점부터 베이스 캠프까지 줄곧 우리 시야에 들어온다. 마차푸차레는 물고기 꼬리처럼 보인다 해서 피시 테일(Fish Tail)이라고도 부른다. 네팔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산이라 아직 입산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샤우리 바자르(Syauli Bazar)를 지나쳤다. 대부분 수확이 끝난 벌판에 뒤늦게 가을걷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마을을 지날 때마다 꼬마들이 몰려와 사탕이나 펜을 달라고 손을 벌린다. 없다고 하면 그럼 돈을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한다. 악의없는 아이들 표정이 귀여워 앞에 세워놓고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 모니터로 사진을 보여주면 왁자지껄 웃으며 좋아라 한다. 귀여운 녀석들.

 

마오이스트가 나타나 통행료 1,000루피를 수거해 갔다. 아니, 아직도 돈을 받는 마오이스트가 있나? 한 번 점잖게 따져 볼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모디 강을 따라 올라간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간드룩(Ghandruk)으로 가는 길이고 우리는 오른쪽 좁은 길로 들어섰다. 간드룩으로 가면 고레파니(Ghorepani)를 거쳐 푼힐(Poon Hill) 전망대로 갈 수가 있다. 가끔 푼힐 전망대를 다녀와선 히말라야 8,000m급 고봉을 등정한 것처럼 자랑하는 사람들도 보았다.

 

길이 갈리는 지점에선 예외없이 포터 누리가 우리를 기다렸다가 길을 알려주고는 다시 앞장을 선다. 나이는 좀 들어 보였지만 인상이 참으로 착해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햇볕이 점점 강해진다. 땡볕에 오르막을 걷느라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히말라야에서, 그것도 11월 중순에 이렇게 더위에 녹아나고 있으니 누가 알면 엄살이라 하겠다. 빨리 고도를 높여 선선한 지대로 오르는 것이 최선책이다. 오늘 우리가 오르는 고도는 755m라지만 거리는 만만치 않았다. 내일부터는 거리보다 고도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뉴 브리지(New Bridge)를 지나 작은 능선 위에 자리잡은 지누 단다(Jhinu Danda, 1,780m)에 도착했다. 입구에 태극기를 걸어 놓은 로지에 들었다.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 모양이었다. 온수를 한 통 사서 샤워를 했다. 저녁 먹을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책을 읽다가 낮잠을 잤다. 로지 주인과 동생이 대화하는 소리에 잠을 깼다. 그 사이에 둘이 친해진 모양이다. 웰컴(Welcome)을 한국 말로 뭐라 하는지 묻는다. 산 속이라 어둠이 일찍 내려 앉는다. 깜깜한 밤중에 헤드랜턴을 키고 올라오는 한국인들이 있었다. 오늘 아침에 카트만두를 출발해 하루에 여기까지 왔단다. 우와, 의지의 한국인들을 여기서 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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