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에서 에어 돌로미티(Air Dolomiti)를 타고 베네치아(Venezia)로 왔다. 돌로미티를 가려면 늘 베네치아를 택하기 때문에 이미 여러 번 다녀간 적이 있다. 공항버스를 타고 메스트레(Mestre)로 이동했다. 베네치아에 묵는 것보다 숙소가 저렴하고 선택의 폭도 넓기 때문이다. 버스에서 내렸더니 하필 비가 세차게 내리는 것이 아닌가. 호텔이 바로 앞인데도 버스정류장에서 비 그치기를 기다렸다.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비가 그치기에 메스트레 외곽으로 산책에 나섰다. 여러 차례 메스트레에 묵었지만 이렇게 외곽까지 나와보기는 처음이었다. 노란색 계열로 외관을 칠한 주택들이 파란 하늘, 녹색 초원과 대비되어 아름답게 다가왔다. 아담한 성당도, 길거리의 조각품도 시선을 끌었다. 단순한 베드타운인 줄 알았는데 제법 볼거리가 있었다.
다음 날, 한국에서 친구들이 들어왔다. 베네치아 도심으로 가는 것이 그리 내키지 않았으나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가봐야 하지 않냐는 친구가 있어 다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메스트레 기차역에서 기차로 베네치아까지 이동했다. 산타루치아 기차역에서 나오면 운하 건너편으로 산 시메온 피콜로 성당(Chiesa di San Simeon Piccolo)이 우릴 반긴다. 커다란 녹색 돔이 인상적이었다. 산 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으로 가다가 리알토 다리(Ponte di Rialto)와 몇 개의 작은 운하를 지났다. 고색창연한 운하를 배경으로 떠다니는 작은 배와 곤돌라는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사람들로 붐비는 산 마르코 광장과 산 마르코 성당을 별 감흥없이 지나쳤다. 카페 플로리안(Caffe Florian)에서 커피 한 잔하자고 해서 비싼 커피를 마셨다. 밴드가 노래를 연주한다고 한 사람당 얼마씩 금액이 추가되었다. 처음이 아님에도 바가지 요금에 늘 마음이 불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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