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노(Murano) 섬에서 워터버스를 타고 부라노(Isola di Burano) 섬으로 이동했다. 사실 부라노 섬은 처음 방문한다. 베네치아에서 9km 떨어져 있는 부라노 섬은 인구 4천 명의 작은 섬이지만, 알록달록한 색깔로 채색한 건물로 유명해져서 관광업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뜨개질로 만든 레이스도 유명하다. 크레파스 마을로 유명한 곳을 몇 군데 다녀본 경험으로 볼 때 부라노의 화려함이 상위권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바다에서 조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 안개가 짙은 상황에서도 자기 집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색깔을 칠했다는 설이 여기도 적용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렇게 과감한 색채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내심 궁금하긴 했다. 알록달록함으로 유명세를 얻은 후에는 지자체에서 페인트 비용을 지원해주고 색상 관리도 한다고 들었다. 워터버스에서 내려 운하를 따라 정처없이 돌아다녔다. 산 마르티노(San Martino Vescovo) 성당 외에는 어느 곳도 찾아갈 필요가 없었다. 그저 부라노가 보여주고 싶은 곳을 알아서 보여주는 식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 파스텔톤의 건물 색상이 아무래도 주연이었다면 빨래줄에 걸린 빨래도 조연 역할에 충실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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