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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절벽(Suicide Bluffs)

산에 들다 - 밴쿠버

by 보리올 2014. 3. 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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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란 이름이 들어가 좀 섬뜩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시모어 산(Mt. Seymour)에 속해 있는 트레일 중 하나다. 독 마운틴(Dog Mountain) 북쪽에 있는 200m 높이의 벼랑을 우리는 자살 절벽이라 부르는데, 왜 지명에 자살이란 용어를 썼는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 이곳에서 자살한 사람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이 절벽을 오르는 일이 자살 행위라고 해서 나온 말인지도 확인이 어려웠다. 해발 1,170m 높이의 자살 절벽까지는 왕복 5.4km에 등반고도는 170m 정도 된다. 산행에 보통 두 시간 정도 잡으면 되지만 눈길을 헤치고 나가야 하는 겨울철에는 좀더 길게 잡아야 한다. 자살 절벽은 원래 독 마운틴을 갔다가 트레일을 연장해 오르던 곳이었는데, 겨울철에는 이곳을 산행 목적지로 잡기도 한다.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우리 산행지로 선택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산행은 시모어 스키장을 출발해 독 마운틴 트레일을 따라 걷는다. 독 마운틴에 거의 다달았을 즈음, 왼쪽으로 가면 독 마운틴 정상으로 가고 자살 절벽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꺽어야 한다. 트레일은 모두 눈에 가려 사라졌고, 인근에 있던 연못 몇 개도 눈에 덮여 그 위치가 어디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길도 어림짐작으로 내야 했다. 앞에서 러셀을 하며 길을 만들지만 그것 역시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살 절벽 정상은 평평한 바위 지대다. 그 위에 서면 시모어 밸리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가 있다. 하지만 눈이 내리면서 시야도 엉망이었고 풍경을 감상할 여유도 없었다. 모두들 하산을 서둘렀다. 여름이라면 세컨드 호수를 거쳐 마운트 시모어 트레일로 돌아 나오겠지만, 이렇게 눈이 많은 상황에서는 이미 닦아 놓은 트레일로 나오는 것이 상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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