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쿠르(Klakkur)는 보르도이(Bordoy) 섬에 있는 해발 413m의 높지 않은 산이다. 페로 제도에서 토르스하운(Torshavn)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클락스비크(Klaksvik)의 뒷산에 해당한다. 클락스비크는 인구 5천 명을 가진 도시로 남북에 U자형 좁은 만이 위치해 있어 항구로선 좋은 입지를 가지고 있었다. 클락스비크에서 출발해 클락쿠르를 걸어오를 수도 있지만, 차가 있으면 비포장도로를 달려 할수르(Halsur)에 주차를 하고 산행에 나서는 것이 좋다. 우리도 시간을 절약하고자 할수르까지 차로 올라 클락쿠르를 쉽게 오를 수 있었다. 클락스비크에서 출발하면 약 3시간, 할수르에선 왕복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여유를 부려도 두 시간이면 충분하리라 본다. 주차장 동쪽 아래로 클락스비크가 한 눈에 들어왔다. 깊이 들어온 바다를 양쪽에 끼고 있는 꽤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게이트를 지나 산행을 시작해 조그만 저수지와 나무 계단을 지났다. 중간에 표지판이 보이지 않았으나 길이 뚜렷해 헤맬 가능성은 없었다. 경사가 있는 구간은 비가 오면 진흙탕으로 변해 등산화로 인해 식생이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돌탑을 지나면 리지가 시작되고 그 끝에 정상이 있었다. 산행 같지도 않은 산행였지만 정상에서 보는 파노라마 조망은 한 마디로 대단했다. 정상으로 가는 도중에는 남쪽 바다와 클락스비크가 주로 보였는데, 정상에 서면 북쪽 바다가 훤히 눈에 들어왔다. 바로 앞에는 쿠노이(Kunoy) 섬이, 왼쪽엔 칼소이(Kalsoy) 섬이 나타난 것이다. 칼소이 섬은 물 위를 헤엄치는 뱀의 형상을 하고 있었고, 해발 800m가 넘는 봉우리가 여섯 개나 있다는 쿠노이 섬은 웅장한 위용을 자랑했다. 쿠노이 앞에는 연어 양식장도 보였다.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길에 할가펠리(Halgafelli, 502m), 하프잘(Hafjall, 648m)의 자태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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