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다 - 한국'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14.11.13 예천 회룡포길
  2. 2014.11.11 음성 비채길
  3. 2014.11.10 원주 백운산
  4. 2014.11.04 유명산
  5. 2014.11.03 소요산

 

보통 산하라 하면 산과 물을 의미하지만 때론 우리 나라 국토 자체를 일컫기도 한다. 산이나 물 중에 어느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산과 물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기 때문에 난 산하란 말에 묘한 정감을 느낀다. 그런데 산하란 말이 어울릴만한 곳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예천 회룡포는 예외였다. <침낭과 막걸리>란 모임의 비박 모임에 갔다가 강가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오전에 회룡포길을 걸어 뒷산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산하란 표현에 꼭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 것이다. 산 위에서 물길이 180도 휘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신기한 장면인가. 이 회룡포는 낙동강 지류 중의 하나인 내성천이 용이 비상하듯이 휘감아 오른다는 의미에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용주시비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코스도 길지 않고 높이라야 190m를 오르는 것이 전부라 배낭조차 메지 않고 따라오는 사람도 많았다. 산행에 앞서 예천군에서 나온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마을의 유래와 산행 코스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처음에는 약간 가파르게 오르다가 일단 능선을 올라서니 오르내림이 그다지 심하지 않아 발길이 편해졌다. 일행 중에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하다가 부단한 재활훈련을 통해 다시 걷기 시작한 사람이 있어 그 양반이 제일 앞장을 섰다. 모두 그 속도에 맞춰 걷기로 한 것이다.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여유롭게 주변 풍경을 감상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느긋한 마음으로 걸었다.

 

용주시비에서 장안사까지 1.3km를 걸었다. 신라시대의 고찰이라 하는데 내 눈에는 새로 지은 절과 진배가 없었다. 장안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회룡대가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엄청 붐볐다. 차를 가지고 장안사까지 올라와선 회룡대까지 걸어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회룡대는 회룡포의 굽이치는 물길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여기서 1.5km를 더 걸으면 용포대가 나온다. 여기서도 회룡포 마을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었다. 일행들은 느긋하게 용포마을로 내려서 제2 뿅뿅다리를 건너 회룡포 마을로 들어선 다음 마을을 가로질러 다시 제1 뿅뿅다리를 건넜다. 모두 6km를 걸어 출발점인 용주시비로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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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가 주관하는 다이나믹 하이킹 20148월 산행에 따라 나섰다. 이 행사를 이끄는 친구들이 대부분 내가 아는 후배들이라 그냥 따라 갈까 했는데 그래도 정식으로 신청을 하라고 해서 참가비 10,000원을 냈다. 그 돈으로 버스비와 식대에도 턱없이 부족할텐데 거기에 선물까지 한 아름 안겨주는 것이 아닌가. 잠실에서 모여 버스를 타고 음성으로 내려갔다. 행선지가 음성 비채길이었기 때문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그런 이름을 지었다는데 이름 하나는 기막히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행은 반기문 생가에서 시작했다. 산행에 대한 안내를 듣고 체조로 간단하게 몸을 풀었다. 산행 기점으로 이동하면서 반기문 생가와 반기문 기념관도 잠시 들러 보았다. 이런 벽촌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니 실로 커다란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등산로 초입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탓에 풀이 무성했다. 5분 정도 걸어 능선으로 붙자, 산길이 좋아졌다. 보덕산이란 이름으로도 불리는 큰산(해발 509m)을 오르는 능선은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경사는 급했다. 1.2km의 거리에 고도 300m를 올린다 해서 처음엔 무척 쉽게 생각했는데, 날씨가 더워 땀을 뻘뻘 흘리며 급경사를 올라야 했다. 정상에는 정자가 세워져 있었다.

 

조망이 탁 트였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눈 아래 펼쳐진 음성 들녘을 내려다 보았다. 단체 사진을 찍고는 반대편 임도를 따라 하산을 하는데 이 코스가 제법 길었다. 산에서 내려와 마을을 지나고 시골길을 지나쳤다. 한가로운 시골 마을의 정경이 스쳐 지나간다. 이렇게 돌아나오면 전체 길이가 8.5km가 된다니 하루 산행으론 제격이다. 돌담울이란 마을을 지나는데 주민들이 수박이나 한 조각 들고 가라고 우리 모두를 초대하는 것이 아닌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먼 친척이 되는 분들이었다. 비채길을 찾아주어 고맙다는 인사까지 받았다. 아직도 시골엔 이렇게 인심이 살아있어 기분이 훈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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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백운산은 치악산의 유명세에 가려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발 고도 1,087m면 높이도 넉넉한 편이고 제법 고산다운 면모도 갖추고 있지만 여길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산림청에서 백운산 언저리에 자연휴양림을 만들어놓아 그나마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백운산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었다. 농가주택을 개조한 동생네 서곡리 별장에서 묵을 때 시간을 내어 올랐어야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러지를 못했다. 주말에 원주로 내려갔다가 동생과 의기투합하여 둘이서 백운산을 오르기로 하였다. 마침 동생도 초행길이라 해서 더 의미가 있었다.

 

자연휴양림을 들어가기 때문인지 한 사람에 입장료 1,000원씩을 받았다. 휴양관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했다. 처음엔 순환임도를 타고 오르다가 바로 숲길로 들어섰다. 숲 특유의 비릿한 내음이 풍겨와 정신을 맑게 한다. 개울을 하나 건넜더니 제법 단풍다운 단풍을 만날 수 있었다. 숲을 빠져 나와 다시 임도를 만났다. 이 임도는 산악자전거를 타기엔 너무 좋을 것 같았다. 울긋불긋 산자락을 물들인 단풍을 보면서 산책하듯이 호젓하게 걸었다. 어린 학생들 서너 명이 보이기에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어 보았다. 원주에 있는 어느 중학교에서 자연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대답이 들어왔다. 임도 상에 있는 조망대에선 꽤나 많은 선생님과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백운산 정상으로 오르는 산길은 조망대를 지나서 갈라진다. 임도를 벗어나 가파른 산길을 2.3km 치고 오르면 정상에 닿게 된다. 이 구간에도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꽤 많았다. 백운산 정상에 섰다. 원주시 정상석과 제천시 정상석이 따로 세워져 있었다. 이것도 분명 세금으로 세웠을 터인데 한 봉우리에 두 개의 정상석이라니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난 정상석 세우는 것도 자연훼손이라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것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산은 소용수골 방향으로 내려서 순환임도롤 다시 만났다. 구불구불 휘도는 임도를 따라 5km를 걸어서 수양관으로 내려섰다. 이 임도는 참으로 산책하기 좋은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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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

산에 들다 - 한국 2014. 11. 4. 09:48

 

가만히 있어도 더워서 어쩔 줄을 모르던 8월 초순의 어느 여름날, 서울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들을 따라 유명산을 가게 되었다. 난 추위엔 제법 강한 편인데 더위에는 맥을 추지 못한다. 더군다나 태풍 나크리가 올라온다고 잔뜩 찌푸린 날씨에 습도까지 높은 날엔 더욱 그렇다. 이런 날 산행을 하게 되면 땀도 엄청 쏟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늦게 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며 아침부터 막걸리 한 잔씩 걸쳤다. 어떤 친구들이 산꾼이 되어 나타날지 자못 궁금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 산으로 회귀한다고 하지 않는가. 관광버스들이 속속 들어와선 울긋불긋 산행 복장을 한 사람들을 마구 토해낸다. 나크리가 상륙한다는 엄포에도 전혀 위축되는 기세가 없었다.

 

친구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모두 12명이 되었다. 개울을 건너 유명산 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섰다. 휴양림에서 바로 정상을 치고 오르기로 했다. 경사는 가파르지만 거리가 짧아 그리 힘이 들지는 않았다. 해발 862m의 유명산 정상에 닿으니 시야가 트인다. 구름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사방을 둘러볼 수는 있었다. 한강이 저 아래 내려다 보이고, 통신탑이 여러 개 세워져 있는 용문산도 그리 멀지 않았다. 일행들은 올라온 코스로 내려간다 해서 나랑 친구 한 명은 유명계곡으로 내려섰다. 비슷한 시각에 주차장으로 내려서기 위해선 발걸음을 빨리 해야 했다. 마당소, 용소, 박쥐소 등 몇 개의 소를 그냥 지나쳤다. 어차피 가랑비에 옷이 젖고 있는 상황이라 머물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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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산

산에 들다 - 한국 2014. 11. 3. 08:28

 

가을 단풍이 절정일 설악산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한글날 휴일을 맞아 엄청난 행락 인파가 설악산을 향해 떠났을 것이라 생각하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더구나 다음 날 해외로 나가야 하는 일정이 있어 멀리 가기도 좀 그랬다. 그래서 대타로 정한 곳이 바로 소요산이었다. 우선 지하철로 연결이 되어 접근이 쉬웠고 행락 인파가 몰려오기 전에 아침 일찍 다녀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새벽부터 서둘러 이른 아침에 소요산행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한 시간에 한 대뿐인 지하철도 시간이 꽤 걸렸다.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소요산역은 이른 시각임에도 사람들로 붐볐다. 그 이야긴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아니겠는가. 이 방법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소요산은 경기의 소금강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산세가 크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요소들이 많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매월당 김시습이 여기서 소요했다 해서 소요산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하는데 그 진위는 나도 잘 모르겠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에 얽힌 이야기도 많이 내려온다. 자재암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하고 원효의 이름을 딴 원효대, 원효폭포도 있다. 요석공주가 설총을 낳아 길렀다는 별궁지도 볼 수 있었다. 소요산을 구성하는 여섯 개 봉우리 중 하나인 공주봉도 원효가 요석공주를 두고 지은 이름이라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걷는 발길에 더 큰 의미가 보태졌다.

 

소요산은 해발 고도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가장 높다고 하는 의상대가 해발 587m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재암을 지나 하백운대에서 능선을 타고 중백운대, 상백운대, 나한대, 의상대, 공주봉까지 여섯 봉우리를 모두 돌면 제법 벅찬 산행이 된다. 그렇다고 거리가 그리 길지는 않았다. 일주문에서 시작해 여섯 봉우리를 한 바퀴 돌아오면 8.2m 거리에 네 시간이 소요된다 적혀 있다. 이 네 시간은 순전히 산행에 소요되는 시간이고, 소요산역에서 일주문까지 왕복하는 시간은 별도로 잡아야 한다. 난 이 여섯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소요산의 가을 풍경을 스케치한답시고 더 여유를 부렸다. 가을이 남긴 흔적을 찾아 소요산에서 보낸 하루가 이렇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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