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에 완공된 코펜하겐 시청사(Radhuset)는 붉은 벽돌로 지은 고풍스러운 건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음에도 높은 시계탑에 널찍한 광장을 지니고 있어 꽤 우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정문 입구의 발코니 위엔 카톨릭 교회의 고위 성직자였던 압살롱(Absalon)의 전신이 금박을 입힌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왼쪽에 우뚝 솟은 105m 높이의 시계탑은 300 계단을 가지고 있다는데, 직접 올라가진 않았다. 시청사 내부는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어 안으로 들어섰다. 덴마크 국기가 줄을 지어 걸려있는 그랜드 홀(Grand Hall)은 공간을 텅 비워 놓았다. 시민들 결혼식 장소로 유명하다고 들었다. 시청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옌스 올센(Jens Olsen)의 세계 시계(World Clock)란 특이한 작품이었다. 자물쇠 제작공이었던 올슨이 디자인한 것으로 15,448개의 부품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시계 제작 초기엔 올슨이 직접 참여했지만 완성을 보지 못한채, 그가 죽은 지 10년 뒤인 1955년에 완성되었다.
시청사 밖으로 나와 시청 광장을 둘러보았다. 티볼리 정원(Tivoli Gardens)과 팰리스 호텔(Palace Hotel)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건물들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어 광장의 품격이 돋보였다. 더구나 이 광장엔 많은 조각품이 세워져 있어 나름 격을 높이고 있었다.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의 동상이 티볼리 가든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는가 하면, 그 반대편에는 두 명의 연주자가 북유럽에서 사용하던 금속악기 루어(Lur)를 부는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20m 높이의 기둥 위에 설치해 놓았다. 그 옆에는 1848~1850년과 1864년에 있었던 두 차례 슐레스비히 전쟁(Schleswig War)을 추모하는 동상이 있는데, 총을 들고 앞으로 진격하는 병사 품에 한 어린이가 안겨 나팔을 불고 있는 모습을 조각으로 남겨 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도로를 건너 프레데릭스베르(Frederiksberg) 거리를 걸었다. 각종 부티크와 거리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혼재해 있었다. 코펜하겐 대학으로 이동해 성모 교회(Vor Frue Kirke)를 먼저 둘러보곤 레이디 플레이스(Frue Plads)에 들어선 공예품 주말 시장도 잠시 돌아보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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