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로키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라면 누구나 루이스 호수(Lake Louise)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산악 지형을 지니고 있는 밴프 국립공원(Banff National Park)에 속해 있어 일년 내내 여길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원 안에는 하이킹 트레일이 많이 개발되어 있는데, 루이스 호수 인근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여섯 빙하 평원’으로 가는 트레일이다. 루이스 호수를 출발해 빅토리아 산(Mt. Victoria, 3,464m) 아래에 있는 빙하지역까지 오른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트레일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이 모두가 루이스 호수의 명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음에도 그에 따른 보상은 대단한 곳이다.
산행은 루이스 호수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여섯 빙하 평원으로 가는 길에 리틀 비하이브(Little Beehive)와 아그네스 호수(Lake Agnes)를 거쳐 빅 비하이브(Big Beehive)를 먼저 들러보기로 했다. 빅 비하이브 트레일과 여섯 빙하 평원 트레일을 연계해서 걸었다고 보면 된다. 루이스 호수에서 여섯 빙하 평원까지만 다녀오면 왕복 10.6km에 등반고도 365m라지만, 두 코스를 연계하면 약 18km로 늘어난다. 산행거리나 소요시간을 감안할 때 하루 산행으로 아주 적당한 코스다. 더구나 이렇게 약간 변화를 주면 걸어 올라간 코스로 되돌아오지 않아도 돼 지루함이 덜한 편이다.
아그네스 호수에는 조망이 아주 좋은 티하우스가 하나 있다. 티하우스에 앉아 차 한 잔 앞에 놓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넋이 빠져도 좋으련만 우린 그런 여유를 부리지 못했다. 아그네스 호수를 가로질러 바로 빅 비하이브로 올랐다. 제법 가파른 경사가 나타나 호흡이 거칠어졌지만 오르막이 그리 길진 않았다. 빅 비하이브 정상에 있는 하늘 정원에서 바라본 루이스 호수는 완전 별천지였다. 비취색 호수가 어쩌면 저렇게 예쁠까 싶었다. 거기서 카누를 타는 사람이 부러웠다. 빅 비하이브에서 여섯 빙하 평원으로 내려가는 길은 숲길이라 꽤나 지루했다. 하지만 숲속을 빠져 나오자, 우리 눈앞에 또 하나의 별천지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본 경치도 대단했지만 여섯 빙하 평원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여섯 빙하 평원에 세워진 티하우스에서 배낭을 내려 놓고 잠시 쉬었다.
여섯 빙하 평원은 빅토리아 산을 중심으로 여섯 개의 빙하가 자리잡은 곳이다. 빙하 여섯 개에서 녹은 물이 이 계곡으로 흘러들어 루이스 호수를 채우고 있었다. 일행 두 명은 그냥 티하우스에 머물겠다 한다. 혼자서 뛰다시피 애보트 전망대(Abbot Lookout)로 향했다. 티하우스에선 왕복 3.2km에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여기서 루이스 호수를 내려다보는 풍경도 정말 멋졌다. 그러고 보니 아그네스 호수로 오르며 바라본 빅토리아 주변의 산악 풍경과 아그네스 호수 티하우스에서 바라본 호수 풍경 또한 일품이었지만, 그래도 압권은 애보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루이스 호수 풍경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 코스를 강력히 추천한 이유가 바로 이 뛰어난 풍경에 있었다면 믿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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