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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웨스트 하일랜드 웨이 3일차 (로워데난 ~ 인버라난 구간)

산에 들다 - 유럽

by 보리올 2022. 10. 1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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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구간을 끝낸 로워데난(Rowardennan)까지는 택시를 불러 이동했다. 로워데난 호텔 앞에서 다시 트레일 위에 섰다. 여기서 인버라난(Inverarnan)까지 거리는 22.5km로 하루에 걷기엔 적당했다. 로몬드 호수를 따라 북상하다가 호수가 끝나는 지점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된다. 로워데난을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벤 로몬드(Ben Lomond, 974m)로 오르는 산길이 나왔지만 우리는 그냥 직진을 했다. 시간적으로 가능하면 다녀오고도 싶었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벤 로몬드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먼로(Munro). 여기서 먼로라 함은 1891년 휴 먼로(Hugh Munro) 경이 스코틀랜드에 있는 3천 피트, 즉 해발 914m가 넘는 산을 정리하면서 그 목록에 들어간 282개 봉우리를 말한다. 각각의 봉우리를 먼로라고 하고, 그 봉우리를 잇달아 오르는 행위를 먼로 배깅(Munro-Bagging)이라 부른다. 먼로 배깅을 모두 마친 먼로이스트(Munroist)2021년 말 기준으로 7,098명에 이른다고 한다.

 

호숫가로 난 트레일을 따라 줄곧 걸음을 옮겼다. 숙소 몇 채와 무인판매대도 지났다. 참나무, 자작나무가 우거진 숲 속을 걷다가 가끔 호수를 쳐다 보곤 했다. 지형이 험하지 않아 그리 힘든 줄은 몰랐다. 11km를 걸어 조그만 폭포가 있는 인버스네이드(Inversnaid)에 도착했다. 점심 먹기에 좋은 곳이었다. 제법 큰 규모의 호텔이 있어 맥주를 사서는 갈증부터 달랬다. 마침 호숫가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어 거기 앉아 점심을 먹었다. 그 와중에 휴대폰을 꺼내 유튜브를 켜곤 로몬드 호수와 연관된 노래를 하나 틀었다. 제목은 ‘The Bonnie Banks of Lock Lomond’로 엘라 로버츠(Ella Roberts)가 노래한 곡이었다. 우리 말로 하면 로몬드 호수의 아름다운 둑방길이라고 할까. 전장으로 떠나는 연인과 다시 만나지 못 할 운명을 서글퍼하는 내용으로 가사에 로몬드 호수와 벤 로몬드, 하일랜드 등이 반복해 나왔다.  

 

인버스네이드부터도 계속 숲길이긴 했지만 지형은 점점 오르내림이 심해졌다. 블루 벨(Blue Bell)이 지천으로 핀 개활지도 지났다. 호수 건너편으로 아들루이(Ardlui) 마을이 보이는 지점에서 호수가 끝이 났다. 호수 북단에 크납 모르(Cnap Mor)란 해발 164m의 작은 언덕이 있는데, 여기서 남쪽으로 펼쳐진 호수를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숙소가 있는 인버라난은 약 2km를 더 걸어야 했다. 폐허로 변한 농가를 지나 강을 따라 얼마를 올라가니 캠핑장이 나왔다. 인버라난에 도착한 것이다. 다리를 건너고 10여 분을 걸어 드로버스 인(The Drovers Inn)을 찾아갔다. 1705년에 오픈한 드로버스 인은 이 지역에선 꽤 유명한 숙소다. EBS의 세계테마기행이란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바가 있다. 가끔 유령이 나타난다는 기괴한 소문도 있다. 벽과 천장엔 박제한 야생동물들이 매달려 있고, 바닥엔 포효하는 곰이 있어 실내 장식도 유별났다. 바에서 맥주 한 잔 하고는 저녁으로 샐러드와 햄버거를 시켰다.

 

트레킹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무인판매대 앞을 지나쳤다.

 

나무 사이로 난 트레일을 걷기도 하고 블루 벨이 지천인 개활지를 지나기도 했다.

 

숲길을 걷다가 가끔은 로몬드 호수가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작은 폭포가 있는 인버스네이드에서 점심을 먹었다. 큰 호텔이 있어 맥주나 음식을 구할 수 있었다.

 

블루 벨과 고사리가 많았던 초원을 지나 계속 호수를 따라 북상하고 있다.

 

호수의 폭이 좁아지면서 로몬드 호수 북단이 나타났다.

 

호수 북단에 있는 크납 모르에서 로몬드 호수를 마지막으로 눈에 담았다.

 

드로버스 인의 건물 외관과 실내 장식, 바의 모습을 즐거운 마음으로 둘러보았다.

 

드로버스 인에서 저녁으로 먹은 샐러드와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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