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로(Truro)에서 2번 도로를 타고 마이너스 베이신(Minas Basin)에 면한 몇 개 소도시를 찾았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콜체스터 카운티(Colchester County)에 속하는 이코노미(Economy)로 인구 1,100명을 가진 소도시다. 어찌 하여 경제란 의미의 지명을 가졌나 궁금했는데, 이 지역에 살던 믹막(Mikmaq)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말로, 바다로 튀어나온 육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내겐 펀디 만(Bay of Fundy)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도시에 별난 이름의 치즈 공장이 하나 있다. 이름 하여 댓 더치맨스 팜(That Dutchman’s Farm). 누군가가왜 그 네덜란드 사람이 하는 치즈 공장 있잖아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윌렘(Willem)이란 사람이 스무 살에 노바 스코샤로 이민 와서 1980년부터 40년 가까이 치즈를 만들고 있다. 꽤 알려진 곳이라 매장으로 들어가 잘라 놓은 치즈 몇 덩이를 구입했다.

 

이코노미에서 차로 20여 분 서진하면 파이브 아일랜즈(Five Islands)에 닿는다. 인구 300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지명에서 알 수 있듯 펀디 만에 그림 같이 자리잡은 다섯 개의 섬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그런 이름을 얻었다. 섬은 무스와 다이아몬드, , 에그, 피너클로 불린다. 1914년에 세워진 등대는 1999년까지 사용하다가 현재는 관광객의 차지가 되었다. 다시 차를 몰아 파스보로(Parrsboro)로 향했다. 트루로에서 파스보로에 이르는 도로를 글루스캅 트레일(Glooscap Trail)이라 부른다. 글루스캅이란 믹막 원주민의 전설에 나오는 신으로 파이브 아일랜즈를 만들고 펀디 만의 조류를 관장한다고 믿고 있다. 사실 이 트레일은 울프빌(Wolfeville)에서 앰허스트(Amherst)까지 365km에 이르는 장거리 도로다.

 

파스보로는 마이너스 베이신의 북쪽 해안에 위치한 인구 1,400명의 소도시로 컴버랜드 카운티(Cumberland County)에 속한다. 1670년부터 프랑스계 아카디아인들이 정착했다가 1755년 영국군에 의해 추방당한 후, 영국계가 이주한 도시로 역사가 제법 깊다. 펀디 만에서 엄청난 조류가 밀려오는 지점에 있는 까닭에 이 지역 해안에선 자수정이나 마노 같은 준보석류의 희귀한 돌이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이런 수집품들을 모아 펀디 지질 박물관(Fundy Geological Museum)에 보관하고 있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갔지만 시즌이 끝나 문을 닫았다. 1995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석들이 발견되어 각광을 받기도 했다. 페리 보트를 개조해 만든 극장도 유명하다.

 

 

조수간만의 차가 엄청나 썰물이 되면 광활한 갯벌이 드러나는 이코노미 바닷가

 

 

 

 

네덜란드계 이민자가 이코노미에 세운 치즈 공장은 노바 스코샤에선 꽤나 이름이 있다.

 

 

 

 

 

 

펀디 만에 떠있는 다섯 개의 섬에서 이름을 얻은 파이브 아일랜즈는 우리에게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선사했다.

 

트루로에서 파스보로까지 90km 거리는 글루스캅 트레일을 타고 이동했다.

 

 

 

 

 

 

 

파스보로 도심에는 20피트 높이의 글루스캅 조각상이 세워져 외지 사람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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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에서 운하만 보고 갈 수는 없는 일. 관광객에게 유명한 안네 프랑크의 집(Anne Frank Huis)이나 국립박물관, 반 고흐 미술관을 방문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번에는 암스테르담을 유명하게 만든 홍등가를 둘러보기로 했다. 소위 환락가라 불리는 곳을 대낮부터 혼자서 돌아다닌 것이다. 사실 홍등가는 밤에 구경해야 제격인데 이 날은 대낮에 갔기 때문에 사람도 없었고 문을 닫은 곳도 많아 좀 쓸쓸해 보였다. 밤에 홍등가를 구경한 적이 있어 그 분위기가 그리 궁금하진 않았다. 암스테르담은 마약과 매춘으로 꽤 유명하다. 여기선 매춘이나 낮은 수위의 마약은 불법이 아니다. 이런 배경엔 독일 함부르크와 더불어 유럽의 대표적인 항구도시로 성장한 역사적 사실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도심 한 가운데 당당하게 자리잡은 홍등가로 들어서니 섹스용품을 파는 가게, 포르노 쇼를 하는 곳, 빨간 커튼이 드리워진 매춘부 방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하지만 한 낮이라 그런지 호객하는 사람도, 유리창 너머로 윙크하는 아가씨도 없었다. 이곳도 불경기를 겪고 있나 싶었다. 암스테르담의 매춘부는 노동조합을 결성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세금을 납부하며 연금이나 휴가 등의 혜택도 받는다. 일종의 자영업자로 보면 된다. 자유로운 영혼이 많이 사는 나라라 개인의 의사, 자유를 존중하는 풍토 덕분일 것이다. 여기를 지나는 사람들도 이런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는지 어느 누구도 쑥스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홍등가가 일종의 컨텐츠로 인식되어 암스테르담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었으니 이 무슨 조화인가 싶었다.

 

아이들을 통에 싣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는 이것도 자전거 대우를 받는 모양이다.

 

 

조그만 건물의 외관 장식도 획일적이지 않아 보기가 좋았다.

 

 

운하 옆에 있는 어느 카페의 한가로운 풍경

 

술을 파는 가게 앞을 지나다가 권총 모양의 데킬라 술병을 발견했다.

 

 

네덜란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치즈. 암스테르담에는 곳곳에 치즈 가게가 성업 중이다.

 

 

 

길거리에 벼룩시장이 열려 잠시 눈요기를 했다.

 

하시 마리화나 헴프 박물관. 마약에 관심이 없어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암스테르담의 유명한 홍등가 거리. 밤 풍경이 제격인데 대낮이라 좀 쓸쓸함을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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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에 암스텔(Amstel) 강 하구에 둑을 쌓아 도시를 만들어 오늘날 네덜란드의 최대 도시로 발전한 암스테르담. 황금 시대(Golden Age)라 불리는 17세기에 무역업으로 경제적인 번영을 이뤘다. 국토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나라에서 뻘밭을 개간해 이런 국제적인 도시로 변모시킨 네덜란드 사람들의 의지와 노력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아다시피 암스테르담은 운하의 도시다. 도심엔 크고 작은 운하가 거미줄처럼 엉켜 부채꼴 모양으로 도시를 형성하고 있다. 90개의 섬을 1,200개 다리로 연결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처럼 매우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17세기에 건설된 운하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지도도 없이 발길 닿는대로 운하를 따라 걸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도로와 다리, 운하 때문에 내가 지금 어디를 걷고 있는 지도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 암스테르담에서 운하를 따라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운하가 암스테르담의 골목길 역할을 했다. 운하 자체도 아름다웠지만 운하 주변에 늘어선 폭이 좁은 주택들 또한 묘한 매력을 풍겼다.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장난감 같은 집들이 운하를 따라 빼곡히 자리잡은 모습은 아무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운하를 달리는 보트 외에도 운하엔 수상가옥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우리 눈엔 배에서 살아가는 생활이 낭만적으로 보였지만, 실제 거기서 사는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 지는 모르는 일이다.

 

 

 

중앙역 앞에 있는 운하는 관광객을 상대하는 상업용 보트나 크루즈가 많았다.

 

 

 

운하를 따라 올드 처치(De Oude Kerk)가 있는 주변을 거닐었다.

 

 

 

 

 

 

 

 

 

 

네덜란드 특유의 주택들이 운하를 따라 도열해 있다.

3~4층의 낮은 건물에 건물 꼭대기는 삼각형 형태를 가지고 있고 폭은 무척 좁았다.

 

 

 

운하에 계류한 상태로 그 안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수상가옥이나 배가 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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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ellbijou 2019.04.15 1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스테르담 = 자전거 뇌리에 박혀있음 ㅋㅋㅋㅋㅋㅋ

  2. 파라다이스블로그 2019.04.15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파라다이스 공식블로그입니다 :)
    수상도시라서 그런지 건축 양식이 특이해서 관심 있게 보게 되네요.
    수상가옥 안에 들어가 보고 싶어집니다 :)

 

 

암스테르담(Amsterdam)을 경유해 아프리카로 들어가는 길에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꼬박 하루의 여유 시간이 생겼다. 공항에서 무작정 기다리기가 무료해 입국 심사를 받고 밖으로 나갔다. 암스테르담은 이미 출장이나 여행으로 여러 번 다녀간 적이 있어 그리 낯설지가 않았다. 스키폴(Schiphol) 공항에서 중앙역(Amsterdam Centraal)까지는 기차를 이용했다. 특별히 어느 곳을 가겠단 생각도 없이 발길 닿는대로 그냥 걸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담 광장(Dam Square)에 도착했다. 왕궁(Koninklijk Paleis)이 있는 이곳은 암스테르담의 중심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로 븍적거렸다. 광장 한 켠엔 마담 투소(Madame Tussauds) 밀랍인형 박물관이 있었고, 길 건너편엔 오벨리스크 형태의 위령탑이 자리잡고 있었다. 담 광장을 벗어나 운하를 따라 걷다 보니 성 니콜라스 대성당(Basiliek van de Heilige Nocolaas)이 나타났다. 문이 열려있어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스키폴 공항에서 열차를 이용해 도심에 있는 중앙역에 도착했다.

 

 

중앙역 건물이 성이나 궁전처럼 우아하고 웅장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전몰자를 추모하는 위령탑이 오벨리스크 형태로 세워진 내셔널 모뉴멘트(Nationaal Monument)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상징하는 왕궁과 그 앞에 자리잡은 담 광장

 

 

 

 

성 니콜라스 대성당(Basiliek van de Heilige Nocolaas)은 무척 아름다운 돔을 가지고 있었다.

 

 

중앙역 주변에 있는 자전거 거치대. 암스테르담에는 차보다 자전거가 많다는 말이 실감났다.

 

 

중앙역 아래를 지나는 지하 차도는 벽면을 멋진 문화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중앙역에서 바다 건너편에 있는 부익슬로터베그(Buiksloterweg)까지 가는 페리에 올랐다.

 

 

 

페리에서 내려 초현대식 건물에 속하는 아이 필름 박물관(EYE Film Museum)까지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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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AE1994 2019.04.12 1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스테르담 여행계획 중인데 좋은 글 잘 봤습니다!!

  2. 보리올 2019.04.12 1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스테르담을 여행 가시는군요. 즐겁고 안전한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3. 바다 2019.04.15 0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 거치대가 인상적으로 보이네요. ^^ 네덜란드의 정리된 모습과 맑은 공기가 느껴져요.
    잘 봤습니다



온타리오를 벗어나 매니토바 주로 들어섰다. 사방으로 펼쳐진 구릉에 호수가 많았던 지형이 사라지고 일망무제의 대평원 지역이 나타났다. 풍경 자체가 일순 바뀐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매니토바는 프레리(Prairie)라 불리는 대평원 지역에 있다. 캐나다 중앙에 위치해 동과 서를 나누는 역할을 한다. 위니펙(Winnipeg)으로 가는 도중에 메노나이트 헤리티지 빌리지(Mennonite Heritage Village)가 나타나 하이웨이를 벗어났다. 신교와 구교, 거기에 정부로부터 종교적인 탄압과 박해를 피해 네덜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이주했다가 1874년 다시 이곳으로 이주한 메노나이트의 생활상을 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여름 시즌이 끝나 옛 건물 안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하여 대신 본관 안에 있는 전시물만 대강 둘러보았다.

 

위니펙으로 들어섰다. 위니펙은 매니토바 주의 주도다. 인구 77만 명을 가지고 있는 캐나다에선 꽤 큰 도시에 속한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몇 군데만 들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매니토바 주의사당이었다. 고전적인 스타일을 자랑하는 의사당 건물은 무척 웅장해 보였다. 정원에는 빅토리아 여왕 동상이, 돔형 지붕 위엔 골든 보이(Golden Boy)가 세워져 있었다. 의사당을 한 바퀴 둘러본 후 로비로 들어가 실내도 잠시 관람을 했다. 도심으로 이동해 과거 곡물 거래소가 있었던 익스체인지 디스트릭트(Exchange District)도 구경을 했다. 히스토릭 위니펙이라 불릴 정도로 고풍스런 건물이 많았다. 올드 마켓 스퀘어(Old Market Square)를 중심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는 거리를 한 바퀴 돌았다. 거리엔 부티크나 갤러리, 공방, 공예품점이 들어서 사람들을 유혹했다.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를 달려 매니토바 주로 들어섰다.






메노나이트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메노나이트 헤리티지 빌리지도 잠시 들렀다.




위니펙으로 들어서 매니토바 주의사당부터 찾았다.

1919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캐나다 주의사당 중에서도 이름답기로 유명하다.







올드 마켓 스퀘어를 중심으로 익스체인지 디스트릭트라 불리는 구역을 천천히 걸어다니며 구경을 했다.


메인 스트리트에 있는 위니펙 시청사




어크로스 더 보드(Across the Board)란 게임 카페는 6불을 내면 1,200여 종의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게임이 아니더라도 음식이나 술, 커피를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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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2.15 15: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황량한 대평야 같은 곳이에요~! 운전도 아주 일관되게 고속도로가 직선으로 끝없이 나있고 그래도 아버지 말씀대로 주의사당이 아름다워서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저희는 여기서 남하해서 디트로이트로 갔습니다!

    • 보리올 2017.12.16 1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매니토바의 일망무제 대평원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더구나. 일견 황량해 보여도 그 속에 아름다움이 숨어있는 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