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다 - 한국'에 해당되는 글 51건

  1. 2015.01.01 정선② : 화암동굴
  2. 2014.12.29 정선① : 민둥산 억새꽃 축제 & 정선 향토 박물관
  3. 2014.12.25 예천 회룡포 비박
  4. 2014.12.22 태안 몽산포 비박 (2)
  5. 2014.12.17 원주 서곡리 비박 (2)

 

화암동굴은 원래 일제 강점기인 1922년부터 1945년까지 금을 캐던 천포 광산이었다. 금을 캐면서 발견한 종유동굴과 금광갱도를 연결해 하나의 테마형 동굴로 다시 살린 것이 정선군이었다. 동굴은 의외로 길었다. 1.8km에 이르는 폐쇄된 공간을 걸어야 하는데, 대략 1시간 반에서 두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인 동굴 입구까진 모노레일이 운행되고 있었다.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나 걷기 싫어하는 사람들 주머니를 노리는 것 같아 난 걸어 오르기로 했다. 이 짧은 운동으로 3,000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동굴 입구는 마치 집으로 드는 현관문 같이 만들어 놓았다.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란 문구도 보여 과연 어떤 대자연이 나를 맞을까 기대가 되기도 했다. 초입은 옛날 금을 채취하던 모습을 인형으로 재현해 놓은 공간이었다. 바위 속에 박혀있는 금맥을 직접 볼 수 있는 확대경이 설치된 곳도 몇 군데 있었다. 진짜 금이라 하는데 조그만 모래 알갱이 같아 우리 눈으론 식별하기가 쉽지 않았다. 상부갱도 구경을 마치면 가파른 계단을 타고 하부갱도로 내려가야 한다. 계단 경사가 꽤나 급해 발걸음에 신경을 써야 했다.

 

하부 갱도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동화나라가 펼쳐져 있었다. 조형물이 좀 유치하단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디즈니랜드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전시물이 그리 고상해 보이진 않았다. 서서히 실망감이 들며 공연히 입장료 5,000원을 내고 들어왔나 하는 후회가 들 무렵에 커다란 동굴 광장에 닿았다. 여기가 압권이었다. 클라이막스는 늘 뒤에 오는 모양이었다. 황종유벽, 마리아상, 부처상, 장군석 등 제각각 형상에 따라 이름을 붙인 종유석이 있었다. 세계에서 유명한 동굴에 비해선 그리 화려하거나 규모가 크진 않았으나, 이나마 없었더라면 엄청 본전 생각 났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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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에 있는 민둥산은 억새로 유명한 산이라 가을이 지나가기 전에 꼭 한 번 다녀오리라 마음 먹었던 곳이다. 영월을 지나 태백으로 가는 국도를 열심히 달렸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산행 기점인 증산초교 근처엔 마침 민둥산 억새꽃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5대 억새 군락지로 민둥산이 들어간다니 테마 찾기에 혈안인 지자체에서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매년 9~10월에 억새꽃 축제를 열어 여러 가지 행사를 선보이는 모양인데, 난 어느 축제나 별다른 특징이 없이 고만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차별화를 하지 않는 한 이런 축제는 혈세만 낭비하는 이벤트 같았다. 행사장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바로 자리를 떴다. 예상대로 지역 특산물을 파는 장터와 향토음식을 빙자한 어줍잖은 식당이 전부였다.

 

421번 지방도를 타고 정선으로 향했다. 시간이 꽤 걸렸다. 중간에 몰운대가 나와 잠시 차를 멈췄다. 대단한 풍경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도로 양쪽으로 나무 우거진 계곡이 나왔고 그 사이로 여기저기 바위덩어리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산사태로 굴러 떨어진 바위더미 위에는 누군가의 염원을 담았을 조그만 돌탑들이 여러 개 세워져 있었다. 화암면에 있는 정선 향토박물관부터 들렀다. 기분 좋게도 무료 입장이었다. 이 박물관은 정선 지역의 농사나 의식주에 필요한 기구들을 모아 놓았다. 맷돌, 풍구, 떡살, 호롱불 등 우리 농촌에서 사용하던 집기들이 꽤 많이 보였다. 어릴 적 생각을 하며 품목 하나하나를 유심히, 그리고 정겹게 보았다. 똥장군도 눈에 띄었다. 그래도 나무로 만든 스키와 나무를 둥글게 구부려 줄로 엮은 설피가 가장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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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는 10월 말에 맞은 비박 모임은 예천 회룡포에서 이루어졌다. 집결지로 직접 찾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난 버스를 타고 대전에서 문경으로 이동해 거기서 일행들과 합류를 했다. 우리 <침낭과 막걸리> 회원 중에 문경에 사시는 선배가 있는데, 그 분이 회룡포에 있는 주막 원두막을 비박장소로 섭외해 놓아 텐트를 칠 필요조차 없었다. 원두막에 대충 짐을 부리곤 카메라를 챙겨 마을 스케치에 나섰다. 회룡포 마을은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마을을 한 바퀴 휘감아 돌아가는 묘한 지형 안에 놓인 오지 마을이다. 하지만 강물이 만든 육지의 섬이란 독특한 지정학적 요인 때문에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우리가 도착한 늦은 오후 시각에도 회룡포엔 사람들이 많았다. 회룡포 마을로 드는 뿅뿅다리 위엔 강을 건너는 사람들의 줄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그만큼 세간에 많이 알려진 관광지란 이야긴데 솔직히 나는 이곳을 처음 왔다. 햇볕이 낮게 깔리고 있어 사진을 찍기엔 좋았다. 강 건너 둑방 위엔 텐트촌이 형성되어 있었고, 그 주변엔 나락이 누렇게 익은 논이 펼쳐졌다. 누런 벌판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속속 사람들이 도착하면서 긴 탁자를 채울 정도로 성원이 찼다. 고기가 구워져 나왔고 연신 술이 돌았다. 우리 모임 이름에 걸맞게 서산 막걸리가 분위기를 돋구는데 한 몫 톡톡히 했다. 많은 사람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으로 성대한 만찬이 계속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안개 자욱한 뿅뿅다리를 다시 건넜다. 실제 눈에 보이는 풍경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몽환적인 운치를 풍겼다. 드라마 <가을동화> 의 배경이었고 12일도 여기서 촬영했다고 크게 안내판을 세워 놓았다. 이른 시각에 다리 건너로 산책을 나온 멤버가 몇 명 있었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쳤다. 복불복 제비뽑기로 뽑은 남정네 몇 명이 설거지를 나누어 했다. 네팔에서 온 다와도 뽑혔고 나도 거기에 간택을 받았다. 설거지에서 벗어난 여성회원들과 젊은 피들의 환호성이 들리는 듯 했다. 대전에서 성선이와 상은이가 찾아왔다. <영상앨범 산>이란 프로그램 촬영차 다녀온 남미 트레킹 기록을 책으로 낸 상은이가 저자 사인을 해서 일행들에게 책 한 권씩 전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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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 사는 멤버들의 주선으로 몽산포에서 하룻밤 비박을 하게 되었다. 길다란 모래사장 옆으로 해송이 즐비하게 자라고 있었고, 그 안에 엄청난 규모의 오토캠핑장이 들어서 있었다. 우리 나라에 최근 캠핑 붐이 불고 있다는 소식은 접한 바 있지만, 이렇게 많은 텐트가 캠핑장을 가득 메울 지는 정말 몰랐다. 텐트의 크기도 무지막지했고 막영 장비도 꽤나 호사스러워 보였다. 아무리 오토캠핑이라 해도 이 또한 캠핑의 한 범주일텐데 이렇게 호화스런 텐트에서 행여 안락함과 편안함만 찾으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섰다. 조그만 불편도 감내하지 않으려면 뭐 하러 캠핑을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도착한 사람부터 모래 바닥에 텐트를 치고 일부는 비박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멤버들이 속속 도착하자, 삼겹살에 바닷장어가 불판에 구워졌다. 당연히 술이 빠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서산에서 준비한 막걸리에 각자가 가져온 양주가 합해져 술의 종류를 불문하고 몇 차례나 건배가 돌고 돌았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즈음, 며칠 있으면 결혼식을 올리는 정석이가 신부를 데리고 인사를 왔다. 정석이가 옴으로써 백두대간 종주 당시의 찰리조가 다시 뭉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건배를 외치곤 술잔을 비워야 했다. 언제 텐트로 들어가 잠에 빠졌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평소와는 다르게 제법 술을 많이 마셨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해변으로 나가 좀 거닐었다. 일찍 잠에서 깬 사람들이 산책을 나와 그리 외롭진 않았다. 조금 있으니 허 화백도 나오셨고 병현이도 해변으로 나왔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해변을 좀 걷기로 했다. 늦장을 부리는 사람이 많아 11시가 가까워져서야 출발을 할 수 있었다. 모래도 잘 다져져 걷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 개울이 바다로 흘러드는 지점까지 가서 숲으로 들어섰다. 숲길은 모래사장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해당화가 피어있는 모습에 잠시 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빨리 걸으면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을 거리를 여럿이 모여 수다를 떨며 걷다 보니 두 시간도 훨씬 넘게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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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ieu Kim 2015.01.06 2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검색하다가 우연히 찾아왔는데, 구경거리가 아주 많네요.
    눈이 선해지는 사진과 글을 잘 보고 갑니다. 블로그에 재밌고 알찬 이야기를 기대 하겠습니다.
    2015년 을미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 또 놀러 오겠습니다. 저는 이제 막 블로그를 시작해서요.
    네이버 블로그를 하다가 이 곳으로 이사 왔답니다. 덧글과 공감이 많으신 것을 보면 매우 부럽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 보리올 2015.01.07 0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부탁이라니 별 말씀 다하십니다. 저도 블로그 잘 하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만 아직 그럴 정도엔 미치지 못합니다. 님의 건승을 빌며 블로그 잘 꾸미기 바랍니다. 저도 가끔 놀러 가지요.

 

동생 내외의 초청으로 우리 <침낭과 막걸리> 회원들이 원주에 모였다. 한 달에 한 차례씩 하는 비박 모임을 동생네 농가주택에서 하기로 한 것이다. 동생은 판부면 서곡저수지 옆에 있는 농가주택을 한 채 구입해 별장으로 쓰고 있었는데, 그것을 비박 장소로 선뜻 제공한 덕분이었다. 잔디가 깔린 마당이 넓어 텐트를 몇 동 칠 수 있었고, 야외 데크엔 대여섯 명 비박도 할 수 있었다. 우리 멤버 외에 네팔에서 온 앙 도르지의 아들 다와도 참석을 했다. 앙 도르지는 우리나라 산악계 인사들에게 많이 알려진 인물로 현재는 카트만두에서 빌라 에베레스트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다와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부산과 서울에서 어학원을 다닐 계획이었다.

 

예정보다 일찍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끼리 전어회를 안주 삼아 원주 막걸리가 한 순배 돌았다. 원주에서 살아있는 전어를 살 수 있다니 놀랍기도 했다. 전어는 회로도 먹었지만 숯불에 노릇노릇 구워서 먹기도 했다. 삼겹살도 뒤를 이었다. 일행들이 속속 도착을 하자 사람들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다들 취기가 오르기 전에 저수지나 좀 돌자고 했더니 몇 명만 따라 나선다. 어둠이 내려앉은 저수지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이 모임의 좌장인 허영만 화백이 늦게 도착을 했다. 여수에서 올라왔다고 했다. 본격적인 저녁이 시작되고 막걸리 타임도 다시 불이 붙었다. 주량이 서로 다르듯 취침 시간도 제각각 달랐다. 동생이 미리 준비한 원주 막걸리가 동이 나고 멤버들이 들고 온 술도 떨어져 밤늦게 막걸리를 추가로 사와야 했다.  

 

옆 텐트에서 들려오는 폭격기 소리에 일찍 잠을 깬 허 화백과 둘이서 저수지 산책을 나섰다. 모두들 잠든 시각에 새벽 산책을 나가니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어스름한 저수지에 비친 산자락이 제법 운치가 있었다. 아침을 먹고 용수골로 올라 백운산 숲길을 좀 걷기로 했다. 정상까지 가는 산행이 아니라 두세 시간 숲을 걷는 산책이었다. 녹음이 우거진 산길은 너무 평화로웠다. 시원한 공기를 맘껏 들이켰다. 물이 불어난 계류를 건널 때는 우리의 돌쇠 성선이가 물로 들어가 돌을 옮겨 다리를 만들고 손을 잡아줘 모두 무사히 건널 수 있었다. 임도를 따라 얼마를 걷다가 길바닥에 주저앉아 한참을 노닥거린 후에 하산에 나섰다. 다시 계류를 건너려다 뒤에 처진 사람들 기다리는 틈에 왈가닥 여성 대원 셋이 물로 뛰어들어 물장구를 친다. 어딜 가나 끼가 너무 많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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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이샤7 2014.12.17 2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회가 맛있어보이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