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스 코브 등대와 더불어 노바 스코샤의 자랑거리로 불리는 루넨버그(Lunenburg)를 소개한다. 18~19세기에 지어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건물과 가옥들로 구시가를 이뤄 꽤 인상적인 도시다. 1753년에 설립된 루넨버그는 나중에 독일인들이 들어오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어업과 수산물 가공업, 조선업이 주요 산업이었다. 1995년에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바닷가에 위치한 아틀랜틱 어업 박물관(Fisheries Museum of the Atlantic)은 건물 전체를 빨간색으로 칠해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었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아담한 규모의 수족관이 있고, 어선과 어구를 전시하는 공간도 있다. 조그만 목선을 만드는 목공소도 있었다. 박물관에서 부두 쪽으로 나오면 몇 척의 배가 묶여 있다. 운이 좋으면 블루노즈 II호에도 오를 수 있다. 수리 중이거나 출항을 한 경우엔 볼 수가 없다. 테레사 코너(Theresa Conner)란 이름의 범선과 케이프 세이블(Cape Sable)이란 어선에도 올랐다.

 

위에 잠시 언급한 블루노즈 II호에 대해선 간단한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루넨버그는 노바 스코샤, 나아가 캐나다 사람들의 긍지를 높인 블루노즈(Bluenose)의 고향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노바 스코샤 사람들을 블루노즈라 부르기도 할까. 먼저 캐나다 동전 가운데 10센트짜리 라임의 뒷면을 보면 날렵한 모습의 배가 그려져 있다. 바로 블루노즈다. 블루노즈는 1921년 루넨버그에서 건조되어 평소엔 고기잡이에 사용하다가 때가 되면 경주용 배로 변신하곤 했다. 범선 레이싱에서 미국에게 번번히 패하다가 이 블루노즈가 등장하면서 17년 동안 적수를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미국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캐나다의 자존심을 살린 범선이라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블루노즈는 노바 스코샤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1946년 하이티에서 침몰한 이후 그 설계를 그대로 사용해 1963년 재현해낸 것이 블루노즈 II이고, 이 또한 노바 스코샤 사람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루넨버그 구시가로 들어서면 이름다운 가옥과 특이한 장식들이 길가에 줄지어 나타난다.

 

 

 

 

 

빨간색을 칠한 목재 창고들이 늘어선 루넨버그 워터프론트는 늘 활기가 넘친다.

 

 

 

 

 

 

북미에선 꽤 유명한 루넨버그의 아틀랜틱 어업 박물관은 5월에서 10월까지만 문을 연다.

 

블루노즈의 옛 영광을 기리기 위해 1963년 재현해 만든 블루노즈 II의 모습

 

 

 

루넨버그 워터프론트를 내려다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그랜드 뱅커(Grand Banker) 식당은 아무래도 해산물 메뉴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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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방이 탄생한 1867년에 설립된 퍼블릭 가든(Public Gardens)은 핼리팩스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다. 영국 빅토리아 가든의 전통을 이어받은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빅토리아 주빌리 분수대나 콘서트를 여는 밴드 스탠드도 빅토리아 시대의 유적이고, 난장이 식물로 만든 카팻 베드(Carpet Beds)도 빅토리아 가든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가든은 1984년 캐나다 역사 유적지로 지정을 받았다. 일년 내내 오픈하지는 않고 대개 51일부터 111일까지만 문을 연다고 한다. 철로 만든 특이한 형태의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섰다. 초록색이 만연한 정원엔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었고 나무 주변으로는 조그만 호수들이 눈에 띄었다. 도심에 이리 잘 가꿔 놓은 정원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겐 그저 감격스런 일이었다.   

 

좀 외곽으로 빠져 페어뷰 론(Fairview Lawn) 공동묘지를 찾았다. 이 세상에 타이태닉 호의 침몰과 엄청난 희생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타이태닉 호가 1912415일 뉴펀들랜드 남부 해역에서 침몰했지만, 핼리팩스 또한 그 사고와 무관할 수 없었다. 영국에서 미국 뉴욕을 향해 처녀항해를 하던 중에 빙산과 충돌해 침몰하면서 탑승객 2,224명 가운데 무려 1,500명이 넘게 사망하는 대참사를 일으켰다. 이 참사로 숨진 희생자 가운데 209명의 시신이 핼리팩스로 실려왔고, 그 중 150명은 아직도 여기에 묻혀 있다. 1,200명 가까이는 시신을 찾지 못 하고 그대로 바다에 수장되었다고 한다. 핼리팩스로 실려온 시신은 세 군데 동동묘지에 나눠 묻혔는데, 이곳 페어뷰 론 공동묘지에 121구가 묻혀 있다. 요즘엔 타이태닉 호의 흔적을 따라 가는 여행 프로그램이 생겨나 이 공동묘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핼리팩스 중심부에 자리잡은 핼리팩스 시타델(Halifax Citadel)은 제법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한다. 시타델 힐이란 언덕 위에 있어 핼리팩스 항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핼리팩스가 자랑하는 역사 유적지로 여길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빠지지 않고 둘러보는 곳이다. 과거 대영제국 시기인 1749년 영국군 요새로 지어졌고, 별 모양의 석조 건물은 미국 침입에 대비해 1856년에 완공되었다. 언덕 중간에 세워진 타운 클락(Town Clock)은 영국 에드워드 왕자의 명으로 1803년에 세워졌다. 입장료를 안으로 들어가면 군인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운이 좋으면 초병 교대식이나 소총 발사 시연도 볼 수 있다.

 

 

 

 

 

 

 

영국 빅토리아 가든을 본 따 만든 퍼블릭 가든은 녹색의 푸르름 속에 아담한 조형물과 인공 호수가 자리잡고 있어 멋진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타이태닉 호의 침몰로 사망한 희생자 121명의 유해가 핼리팩스로 실려와 페어뷰 론 공동묘지에 묻혀 있다.

 

 

 

 

 

 

 

 

 

과거 영국군 요새로 지어진 핼리팩스 시타델은 핼리팩스 항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핼리팩스의 최고 관광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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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동부 관문도시인 핼리팩스(Halifax)는 인구 40만 명을 가진, 아틀랜틱 캐나다(Atlantic Canada)에선 가장 큰 도시다. 인구가 만 명이 넘는 도시가 흔치 않은 지역이라 인구 40만이면 대단한 규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아틀랜틱 캐나다라고 하면 대서양을 면한 다섯 주 가운데 퀘벡을 제외한 네 개 주, 즉 뉴 브런스윅(New Brunswick)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rince Edward Island), 노바 스코샤(Nova Scotia), 뉴 펀들랜드(Newfoundland)를 통칭하는 말이다. 노바 스코샤는 라틴어로 뉴 스코틀랜드(New Scotland)란 의미다. 면적은 남한의 절반 조금 넘는데, 캐나다에선 두 번째로 작은 주다. 인구 역시 92만 명으로 온타리오나 퀘벡과 비교하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오랜 전통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지니고 있어 여길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다고 뭔가 사람을 확 끌어들이는 특출난 관광 자원이나 컨텐츠가 있는 곳은 아니다.

 

사실 난 핼리팩스 외곽에 있는 도시에서 3년이란 시간을 살았던 적이 있다. 관광객처럼 핼리팩스란 도시를 열심히 돌아다니진 않았지만 그들보다 핼리팩스 구석구석을 돌아볼 기회는 많은 편이었다. 핼리팩스 도심은 걸어다녀도 좋을 정도로 크지가 않다. 1749년에 영국군 기지로 설립된 역사 도시라 그런지 도심에 있는 건물들은 꽤 고풍스럽다. 발길 닿는 대로 도심을 돌아다니다 보면 필시 워터프론트에 닿는다. 바닷가를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곳인만큼 여름철에는 사람들로 꽤나 붐빈다. 천천히 걸어도 한두 시간이면 산책을 마칠 수 있다. 바닷가에 있는 펍(Pub)에서 생맥주 한 잔 즐기는 여유를 권하고 싶다. 특히 매리어트 하버프론트 호텔 옆에 있는 로워 데크(Lower Deck)의 야외 파티오에선 맥주 한 잔 마시며 라이브 음악과 춤을 즐길 수도 있다.

 

핼리팩스 도심을 알리는 멋진 표지판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핼리팩스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알렉산더 키스(Alexander Keith’s)란 맥주를 만드는 공장이 있어 유명한 핼리팩스 블루어리 파머스 마켓(Halifax Brewery Farmers’ Market)

 

 

로워 데크의 파티오에서 맥주를 마시며 라이브 음악과 춤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핼리팩스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인 워터프론트를 걷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워터프론트를 따라 걷다 보면 핼리팩스 항 가운데 떠있는 조지스 섬(Georges Island)도 눈에 들어온다.

 

다섯 어부란 의미의 파이브 피셔맨(Five Fishermen)에서 각종 음식에 따라 다른 와인이 서빙되는

프라이비트 다이닝(Private Dining)주정부로부터 대접받았다.

 

 

핼리팩스와 다트머스(Dartmouth)를 연결하는 맥도널드 다리(Macdonald Bridge)

 

 

 

핼리팩스에서 처음 묵었던 프린스 조지 호텔(Prince George Hotel). 한국과 캐나다 국기가 방에 비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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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 노바(Costa Nova)는 대서양과 석호 사이에 길게 자리잡은 마을로 인구 1,200명을 가진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이 이름을 알린 계기는 건물 외관에 다양한 색깔의 줄을 칠해 놓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특이한 풍경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엇 때문에 집에다 이런 줄무늬를 칠했을까? 지정학적으로 안개가 짙은 환경에서 바다에 나갔던 어부들이 자기 집을 쉽게 찾기 위해 이런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캐나다 뉴펀들랜드 세인트 존스(St. John’s)의 알록달록한 집들과 동일한 이유라니 신기할 따름이다. 마을 반대편으로 연결된 골목길도 아름다웠지만, 석호 쪽에서 보는 마을 풍경은 한술 더 떴다. 색색의 줄무늬를 칠한 건물들이 일사분란하게 도열해 있는 것이 아닌가. 정말 눈길이 머무는 곳마다 풍부한 색채감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런 줄무늬 색채감을 하나의 콘텐츠로 결집한 이곳 사람들의 오랜 지혜도 부러웠다. 석호 쪽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두세 번 마을을 오르내린 뒤에야 현란한 색감이 어느 정도 눈에 익었다.

 

 

모든 건물이 줄무늬를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 이 건물들은 개성 넘치는 외양에 세월의 흔적까지 묻어 있었다.

 

 

 

노란색을 칠한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의 건물도 섞여 있어 우리 눈을 즐겁게 했다.

 

 

 

 

 

 

 

 

 

 

 

 

 

 

서로 닯은 듯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무늬와 색감이 코스타 노바 전체를 감싸고 있어 내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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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를 출발해 오로라를 보러 가는 길이다. 우리가 갈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와 유콘 준주의 접경 지역까지는 운전에만 꼬박 이틀을 잡고 있다. 도상 거리로는 편도 1,280km가 나오지만 눈길 운전이라 속도를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재스퍼에서 16번 하이웨이를 타고 에드먼튼을 가다가 힌튼(Hinton) 직전에서 40번 도로로 좌회전을 했다. 본격적으로 북상을 시작했다. 그랜드 캐시(Grande Cache)를 지날 때는 함박눈이 내려 시야를 가렸다. 노엘스 카페(Noelles Café)에서 점심을 하면서 잠시 눈을 피했다. 그랜드 프레리(Grande Prairie)에서 43번 도로를 타고 서진해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로 들어섰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도슨 크릭(Dawson Creek)에 닿았다. 공식적으로 알래스카 하이웨이(Alaska Highway)가 시작되는 곳이다. 알래스카 하이웨이는 여기를 출발해 유콘의 화이트호스를 지나 알래스카 페어뱅크스(Fairbanks)까지 연결된 도로를 말한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놀란 미국이 알래스카 침공을 대비해 캐나다 협조를 얻어 8개월만에 일사천리로 건설했다. 총 길이 2,232km 2차선 도로를 8개월이란 기간에 건설했다니 그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포트 세인트 존(Fort St. John)에 모텔을 잡고 밖으로 나가 저녁 식사를 했다. 그 다음 날도 종일 운전으로 보냈다. 두 팔과 어깨에서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도로 위는 제설작업을 마쳤다 하지만 곳곳에 미끄러운 구간이 있어 마음대로 속력을 올릴 수 없었다. 하얀색 일색인 눈천지에 도로 옆으로 눈을 뒤집어쓴 나무와 숲이 나타나 잠시 지루함을 잊을 수 있었다.




재스퍼에서 북상하다가 그랜드 캐시의 카페에서 케사디야로 점심 식사를 했다.




알래스카 하이웨이가 시작되는 도슨 크릭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 속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하이웨이를 달려 도슨 크릭에서 포트 세인트 존으로 이동했다.



포트 세인트 존에 있는 <93번가 식당>은 음식도 형편없었지만 가격 또한 꽤나 비쌌다.






제설작업을 한 도로 여기저기에 잔설이 남아 있어 조심해서 운전을 해야 했다.

본래 교통량이 많지 않은 도로지만 한겨울이라 오고가는 차량이 거의 없었다.





가지마다 눈을 뒤집어 쓴 나무들이 휙휙 차창을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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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lt 2018.02.07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겨울에 오로라를 찾아 떠나는 여행...정말 멋지네요. 가는 여정이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그 또한 여행의 운치가 아닐까합니다. 좋은 구경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언젠간...^^

    • 보리올 2018.02.07 1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로라가 목적이었습니다만 오고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5,000km를 운전하며 설경은 정말 많이 보았죠.

  2. 뭥미뭥미헤어 2018.02.07 1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경 너무나 아름답고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사진 공유 감사합니다... ^.^ 좋네요

  3. justin 2018.02.28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외곽이고 차도 많이 다니는 것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설작업이 잘 이뤄지네요~저런 곳을 장거리 운전하는 것이 정말 만만치 않겠어요!

    • 보리올 2018.03.05 0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워낙 눈이 많은 지역이라 겨울엔 도로 제설작업이 무척이나 중요한 일 아니겠냐. 저런 길을 한 겨울에 다시 가라면 이젠 안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