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좀 떨어져 있는 스캇스번(Scotsburn)으로 향했다. 인구 3,400명의 마을엔 볼만한 것이 거의 없지만 피츠패트릭 마운틴(Fitzpatrick Mountain) 기슭에 자리잡은 스톤햄 샬레(Stonehame Chalets)에 오르면 탁 트인 전망을 만난다. 노썸버랜드 해협(Northumberland Strait)의 시원한 풍경이 눈 아래 펼쳐지는 것이다. 모두 10개의 통나무 캐빈을 가지고 있는 스톤햄 샬레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풍겨 세상사 잊고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카리부 아일랜드(Caribou Island)를 찾았다. 이 지역에 서식했던 순록(Woodland Caribou)에서 이름을 땄는데, 19세기 여기 정착한 유럽인들이 사냥으로 멸종을 시킨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비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하얀 등대와 여름에만 사용하는 커티지 몇 채가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EI)로 가는 페리가 여기서 멀지 않은 카리부 하버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가끔 페리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노바 스코샤 해변으론 첫째로 꼽는 멜머비 비치(Melmerby Beach)는 백사장이 길고 넓었다. 고운 모래사장을 거닐기에 좋아 언제 와도 괜찮은 곳이다. 멋진 구름을 머금은 하늘도 한 몫 한다. 그 때문에 주립공원으로 지정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좀 더 동쪽으로 달려 에어색(Arisaig) 등대를 찾았다. 앤티고니시 카운티(Antigonish County)에 속한 어촌 마을로 선라이즈 트레일(Sunrise Trail)이라 불리는 드라이브 코스 선상에 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가져온 이름이라 발음이 꽤 어려웠다. 바닷가에 앙증맞은 등대 하나가 세월을 낚고 있고, 약간 내륙에 자리잡은 스코틀랜드 식 교회도 둘러볼 만하다. 조그만 어촌 마을인 리빙스톤 코브(Livingston Cove)도 들렀는데, 마침 고기잡이에서 돌아온 조그만 배 한 척이 선착장에 접안하고 있었다. 넙치를 몇 박스나 잡았기에 무슨 용도냐고 물었더니 랍스터를 잡기 위한 미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케이프 조지 포인트(Cape George Point)와 발렌타인스 코브(Ballantynes Cove)는 서로 인접해 있다. 케이프 조지 포인트엔 높이 14m의 하얀 등대가 있는데, 1861년에 처음 세운 등대가 소실되고 난 후인 1968년에 다시 세워진 것이다. 그 아래로 일망무제의 대서양이 펼쳐져 가슴이 탁 트인다. 케이프 조지 아래 자리잡은 어촌 마을, 발렌타인스 코브에는 참치잡이를 소개하는 조그만 전시관이 하나 있다. 1979년에 이곳에서 679kg 나가는 블루핀 참치를 잡았다는 기록이 있었다. 새벽에 랍스터 잡이에 나섰다가 막 돌아온 어선이 있어 다가가보았다. 배에서 랍스터를 내리고 있었는데, 그 씨알이 엄청 굵었다. 인구 4,300명이 조금 넘는 앤티고니시(Antigonish)는 세인트 프랜시스 엑스애비어(Saint Francis Xavier)란 이름의 대학이 있는 도시다.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젊은이들의 열기가 섞인 묘한 분위기의 도시라 보면 된다.

 

 

100년이 넘게 노바 스코샤 낙농업을 대표하는 스캇스번에서 스톤햄 샬레로 올라 시원한 풍경을 만났다.

 

 

섬 동쪽 끝자락에 세워진 등대와 커티지 몇 채 외에는 인적이 드문 카리부 아일랜드

 

 

리틀 하버(Little Harbour)에 있는 멜머비 비치는 그 길이가 2km에 이르는 모래사장이 펼쳐져 노바 스코샤에선 꽤 유명하다.

 

 

스코틀랜드 이민자들에 의해 1785년에 세워진 에어색은 도시명도 스코틀랜드에서 따왔다.

 

 

바닷가에 조그만 선착장 하나 달랑 있는 리빙스톤 코브는 석양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등대가 세워진 케이프 조지 포인트에 서면 바다 너머 케이프 브레튼 섬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EI)도 볼 수 있다.

 

 

가을철 참치잡이로 유명한 발렌타인스 코브는 봄철인 5, 6월에 랍스터도 잡는다.

 

 

 

 

1784년부터 유럽 정착민이 들어와 도시를 세운 안티고니시는 제법 역사가 깊은 도시에 속한다.

 

 

안티고니시를 대표하는 레스토랑, 가브리오스 비스트로(Gabrieau’s Bistro)에서 파스타로 식사를 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금돌 2020.09.28 14: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계 여러 소도시를 다니다보면 하나같이 다 특색이 있고 예뻐요. 우리가 살고있는 일상도 다른사람들이 보면 예쁘고 신기하겠죠!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구독 누르고 가요~

    • 보리올 2020.10.03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파리나 로마, 런던 같은 유명한 대도시도 매력이 있지만 아담한 규모의 소도시도 괜찮은 곳이 많죠. 요즘엔 소도시에 더 시선이 갑니다.

  2. 연기햄 2020.09.28 15: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포스팅 잘 보구 공감 누르고 갑니다~~♥

 

매년 7월이면 픽토에서 픽토 랍스터 카니발(Pictou Lobster Carnival)이 열린다. 6월 말로 랍스터 잡이가 끝나면 그것을 기념해 7월에 축제를 여는 것이다. 1934년부터 시작한 축제라니 그 역사가 꽤나 깊다 하겠다. 노바 스코샤는 생물 자원의 보호를 위해 랍스터를 잡는 시기가 지역별로 다르다. 대서양에 면해 있는 퀘벡, 뉴 브런스윅,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EI), 뉴 펀들랜드 주도 마찬가지다. 픽토가 속해 있는 26a 해역은 430일부터 630일까지 딱 두 달만 랍스터를 잡을 수 있다. 어부들 입장에선 연중조업을 원하겠지만 두 달 벌어서 1년을 버틸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싶었다. 내가 만난 어부에게 직접 물어보니 그 정도로 돈을 벌지는 못 하기 때문에 그 외 기간엔 다른 물고기도 잡고 때론 참치 낚시에도 나선다고 한다. 어쨌든 하늘이 선사한 랍스터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랍스터 카니발이라 그 취지에 공감이 갔다.

 

픽토 랍스터 카니발은 3일간 픽토 타운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노바 스코샤에서도 꽤 유명한 편에 속했다. 음악 공연, 비어 가든, 불꽃놀이는 다른 지역의 행사와 비슷해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바다에서 벌어지는 랍스터 보트 경주가 좀 유별났지만 사람들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 축제의 백미는 퍼레이드가 아닌가 싶다. 독특한 분장을 한 마르디 그라(Mardi Gras) 퍼레이드와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을 입고 백파이프를 불며 행진하는 퍼레이드가 그래도 눈길을 끌었다. 백파이프 악대 10여 개가 참여해 규모도 대단했다. 앞뒤에 운전대가 있어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요상한 차량도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참전용사가 탑승한 차량, 클래식 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겨우 인구 3,200명의 소도시에서 지역 주민들과 단체들이 합심해 이런 행사를 치룬다는 사실에 솔직히 놀라기도 했다.

 

 

매년 7월이면 랍스터 축제를 준비하는 픽토 타운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경찰차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기수단과 빨간 제복을 입은 연방경찰이 맨 앞에 섰다.

 

 

 

 

 

 

 

 

 

 

 

 

 

 

 

백파이프 악대를 위시해 다양한 팀들이 관람객 앞을 지났다. 그 행렬이 꽤나 길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핼리팩스의 유명 이벤트 가운데 하나인 로열 노바 스코샤 인터내셔널 태투(Royal Nova Scotia international Tattoo)를 보기 위해 아이스하키 경기가 주로 열리는 스코샤은행 센터로 갔다. 1979년부터 시작해 매년 한 차례씩 열리는 태투 공연은 군악대나 의장대 같은 밀리터리 공연팀뿐만 아니라 민간 공연팀도 참여를 시키고 있어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세계 각국에서 초청한 공연팀도 많아 일종의 국제 행사인 셈이다. 예전보다 내용 면에서 훨씬 다양하고 드라마틱해졌다는 평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다른 나라 태투 공연과는 구별이 된다. 아무래도 스코틀랜드 수도인 에딘버러에서 열리는 로열 에딘버러 밀리터리 태투가 유명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핼리팩스 태투도 에딘버러에 비해 명성은 좀 뒤지지만 규모는 대단한 편이다. 20065월부터는 핼리팩스 태투 행사에 로열이란 명칭을 쓸 수 있도록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윤허를 받았다.

 

태투의 기원은 좀 의외였다. 군악대나 의장대, 공연팀이 펼치는 공연을 일컫는 태투는 네덜란드 말 두덴탑투(doe den tap toe)에서 뒤에 두 단어를 차용했다. 두덴탑투를 우리 말로 해석하면 맥주 따르는 수도꼭지를 잠가라라는 의미다. 17세기 네덜란드에 주둔하던 영국군 기지에서 영외에 있는 선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던 병사들을 급히 불러들이기 위해 드럼을 이용한 귀영 신호에서 유래되었다. 요즘엔 음악에 맞춰 행진하는 군대의 분열 의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핼리팩스 태투에 소개된 공연도 그 종류가 너무 많아 일일이 소개하기가 어렵다. 많은 공연팀이 화려한 복장을 하고 나와 밝은 조명 아래서 갈고 닦은 기량을 뽐냈다. 어찌 보면 비슷한 내용도 있는 것 같았다.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을 입고 공연하는 백파이프와 하이랜드 댄스는 노바 스코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여기서 다시 보니 그 수준이 달랐다. 그래도 압권은 마지막에 펼쳐진 대규모 군악 퍼레이드가 아닐까 싶다. 두 시간 반에 걸친 온갖 공연에 눈이 무척 즐거웠다.

 

       

핼리팩스 태투 공연이 펼쳐진 스코샤은행 센터

 

 

 

 

 

 

 

 

 

 

 

 

 

 

 

 

 

 

각종 공연이 쉴 틈도 없이 계속해서 펼쳐졌다. 화려하고 절도가 넘치는 공연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작크와콩나무 2019.10.01 1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2. 원픽 One Pick 2019.10.02 15: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맞춤형 영양제를 추천하는 스타트업 원픽입니다!
    본문에 유용하고 재밌는 글들이 많아서 구독합니다!
    저희가 와디즈에 첫 제품을 출시했는데 관심 부탁드려요 ㅎㅎ
    맞구독해요!
    맑은 가을 날을 함께 공유해요ㅎ.ㅎ

 

밴쿠버에서 조지아 해협(Strait of Georgia)을 건너 나나이모로 가는 페리는 두 가지가 있다. 홀슈베이(Horseshoe Bay)에서 가는 방법이 아무래도 대중적이고, 밴쿠버 남쪽에 있는 츠와센(Tsawwassen)에서 출발하는 페리도 있다. 우린 홀슈베이에서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넜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페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점점 멀어지는 해안산맥의 봉우리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여행을 떠난다는 느낌이 든다. 한 시간 반이 걸려 나나이모에 도착했다. 나나이모는 밴쿠버 섬(Vancouver Island)에선 빅토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인구라야 84,000명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원래는 살리시(Salish) 원주민 부족이 살던 곳이었는데, 석탄이 발견되면서 1850년대부터 백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페리에서 내려 나나이모 배스티언(Nanaimo Bastion)이 있는 올드 시티 쿼터(Old City Quarter)로 향했다. 배스티언은 1853년 허드슨스 베이 컴패니(Hudsons Bay Company)가 지은 팔각형의 요새를 말하는데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하고 있다. 마침 배스티언 앞에선 퀼트 복장을 한 백파이퍼의 음율에 맞춰 아이들이 스코틀랜드 전통의 하이랜드 댄스를 추고 있었다. 그 흥겨운 가락과 경쾌한 움직임에 절로 어깨가 으쓱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의 어설픈 동작도 전혀 흉이 되지 않았다. 나나이모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번지 점프대로 자리를 옮겼다. 북미에서 합법적으로 건설된 최초의 번지 점프 브리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나나이모 강 위에 설치된 46m 높이의 다리에서 로프를 묶고 강으로 뛰어내리면 된다. 본인이 원하면 로프의 길이를 조정해 물 속에 몸을 담글 수도 있다.

 

 

 

밴쿠버의 홀슈베이에서 나나이모로 가는 BC페리에 올라 점점 멀어지는 해안산맥을 눈에 담았다.

 

한 시간 반을 달려 나나이모 항으로 페리가 들어서고 있다.

 

 

나나이모의 올드 시티 쿼터는 배스티언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과거 요새였던 배스티언은 아주 작은 박물관으로 변해 있었다.

 

 

 

배스티언 앞에선 아이들이 스코틀랜드 전통 춤인 하이랜드 댄스를 추고 있었다.

 

 

하이랜드 댄스 경연에 이어 대포를 발사하는 장면도 보여주었다.

 

 

 

 

 

 

나나이모의 명물인 번지 점프대에선 일본 아가씨 몇 명이 용감하게 나나이모 강으로 뛰어내렸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6.09.24 2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대포 쏘는 것을 보신거에요? 아버지께서는 시도해보지 않으셨다면 번지점프 해보실 생각은 없으세요? 저는 번지점프를 해봐서 이제는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 보리올 2016.09.25 0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포 쏘는 장면을 우리에게 보여주긴 했지만 포탄이 없는 공포탄이었지 아마. 소리와 연기만 나는... 그래도 실감은 났다.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은 나에겐 좀 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