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산지로서 남아공은 신세계로 분류하지만 남아공 와인의 역사는 꽤 오래 되었다. 케이프타운(Cape Town)에 도시를 건설한 얀 반 리벡(Jan van Riebeeck)1659년에 처음으로 와인을 생산했다고 전해진다. 그 후 프랑스에서 쫓겨난 위그노파 신도들에 의해 기술이 전수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최근엔 세계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아 해외 수출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케이프타운 주변에 13개의 와인 산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스텔런보시(Stellenbosch)와 팔(Paarl), 프랑슈후크(Franschhoek), 서머셋 웨스트(Somerset West), 웰링턴(Wellington)을 통틀어 와인랜즈(Winelands)라 부른다. 산자락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여기저기 포도밭이 들어서 있고, 그 안에 하얀 벽과 간결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케이프 더치(Cape Dutch) 방식의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어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했다.

 

웰링턴에 있는 게스트 팜(Guest Farm)에서 하루 묵었기 때문에 거기서 멀지 않은 팔의 KWV, 즉 와인 생산자 협동조합부터 찾았다. 와인 농가들이 참여한 조합으로 1918년에 설립되었다. 투어에 참가해 1시간 넘게 와인 생산 시설을 살펴보고 와인 네 종에 브랜디까지 시음을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와인 저장고도 보았고, 와인을 숙성하는 오크 배럴이 멋진 조각품으로 변신한 캐시드럴 셀러(Cathedral Cellar)도 들렀다. 3m 지름에 제각각 다른 조각을 뽐내는 오크통이 32개나 도열한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여기서 꽤 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아이폰 분실과 함께 사라져 아쉽기만 하다. 역시 팔에 있는 니더버그(Nederburg)를 다음 행선지로 택했다. 남아공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꽤 인지도가 있는 곳으로 1791년부터 와인을 생산했다. 케이프 더치 양식의 건물이 인상적이었지만, 시음 와인 네 종은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시간이 늦어져 팔에서 점심까지 해결했다. 언더 오크스(Under Oaks) 와이너리에 있는 피자 레스토랑에서 피자 한 판을 시켜 와인과 함께 먹었다. 숙소 여주인이 추천한 곳인데, 야외 테이블에 호수가 보이는 전경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와인랜즈의 중심은 스텔런보시라 할 수 있다. 남아공에서 케이프타운에 이어 두 번째로 역사가 오래된 도시다. 스텔런보시에만 130개 와이너리가 있다고 하지만, 러스트 엔 브레데(Rust en Vrede)로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1694년부터 와인을 생산해 역사도 오래 되었고, 다른 곳에 비해 시설도 고급스러우며 와인평도 좋았다. 1993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기념 만찬에서 이곳 와인이 서빙되었다고 한다. 포도밭에는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 쉬라(Syrah) 등 세 종의 포도가 자라는데, 그것으로 바디감이 높은 레드 와인만 생산한다. 와인 시음은 싱글 빈야드 테이스팅(Single Vineyard Tasting)으로 했다. 1인당 120랜드로 다른 곳보단 좀 비쌌다. 시음으로 나온 레드 와인 네 종 모두 괜찮았는데, 까베르네 소비뇽과 쉬라를 섞은 1694 클래시피케이션(1694 Classification)이 그 중 더 맛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판매가가 한 병에 200불 가까이 되었다. 이 와이너리 지하 저장고에는 와인 선진국에서 만든 고급 와인을 직접 테이스팅하고 빈 병을 벽면에 쭉 진열해 놓은 것도 내겐 퍽 인상적이었다.

 

 

 

 

 

팔에 있는 KWV 협동조합. 와인 종류가 엄청 많지만 브랜디나 세리도 생산한다.

여기서 여행 중에 마실 와인을 몇 병 구입했다.

 

 

 

 

해외 수출도 많이 하는 니더버그 와이너리는 케이프 더치 양식의 건물들이 무척 낭만적이었다.

 

 

 

점심으로 피자를 먹으러 갔던 언더 오크스 피자 식당. 와이너리 안에 있는 호숫가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숙소 여주인의 추천으로 웰링턴에 있는 디머스폰테인(Diemersfontein)을 찾았지만 와인은 별 특징이 없어 보였다.

 

 

 

 

 

남아공 와이너리의 품격과 와인 테이스팅의 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 스텔런보시의 러스트 엔 브레데.

귀국시 선물용 와인은 여기서 구입했다.

 

 

 

 

 

로버트슨(Robertson)에서 하루를 더 묵게 되어 숙소 주인의 추천으로 봉 꾸라즈(Bon Courage) 와이너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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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아빠 2021.01.09 1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아공의 와인도 그럼 식민의 역사, 이주의 문화 중 하나로 오늘까지 온 것인가 보군요.
    볼 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것과 만나는 기분입니다ㅎ
    와인의 산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오랜 세월이었네요.

    • 보리올 2021.01.10 1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인이란 술이 유럽에서 왔으니 남아공 와인 역시 유럽인의 이주와 궤를 같이 했다고 봐야죠. 역사가 꽤 됩니다. 와이너리 운영도 대부분 백인들이 하더군요.

 

남아공은 특이하게도 수도가 세 개로 나뉜다. 흔히 요하네스버그를 수도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행정수도는 프리토리아(Pretoria), 입법수도는 우리가 이번에 방문한 케이프타운(Cape Town), 사법수도는 블룸폰테인(Bloemfontein)이다.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의 최대 도시일 뿐이고, 케이프타운이 그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남아공 남서쪽 끝단에 자리잡은 케이프타운은 1652년 얀 반 리벡(Jan van Riebeeck)이란 사람이 여기에 상륙해 케이프 식민지를 건설하고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보급기지로 삼은 것이 도시 탄생의 배경이 되었다. 이 지역으로 유럽인 이주가 많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현재도 백인 비율이 높은 편이다. 요하네스버그와 비교하면 치안도 훨씬 안전하다. 인구는 광역으로 치면 4백만 명에 가깝다.

 

희망봉에서 케이프타운으로 올라와 가장 먼저 이 도시의 상징적 존재인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으로 향했다. 테이블 마운틴은 산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정상은 해발 1,087m로 그리 높지는 않다. 하지만 케이프타운에서 바라보면 그 산세가 우람하기 짝이 없다. 테이블이란 이름을 쓴 것은 정상 부위가 식탁처럼 평평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정상까지는 걸어 오를 수도 있지만 우리는 관광객답게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정상은 상당히 넓었다. 카페와 기념품가게도 있고, 가장자리를 따라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었다. 두 시간 가까이 걸어 다니며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곳곳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사방으로 펼쳐진 파노라마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 케이프타운이 눈 아래 펼쳐지고, 저 멀리 케이프 반도도 한 눈에 들어왔다.

 

산에서 내려와 워터프론트(Waterfront)를 찾았다. 여기서 바라보는 테이블 마운틴의 위풍당당한 면모가 더 장관이었다. 워터프론트 지역은 테이블 베이(Table Bay)에 면해 있는 항구로, 19세기에 세워진 건물을 개축한 호텔과 레스토랑, 쇼핑센터가 모여 있는 관광 명소다. 케이프타운은 백인이 많이 사는 도시라 워터프론트에도 백인들이 무척 많았다. 치안도 다른 지역에 비해선 좋아 보였다. 눈을 들면 테이블 마운틴이 바라다 보이고 그 반대편으론 항구와 선착장이 펼쳐져 관광지로서는 매력적인 조건을 갖췄다. 붐비는 인파를 헤치며 바닷가 산책에 나섰다. 테이블 마운틴이 보이는 곳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포토존을 설치해 놓은 곳이 많았다. 빨간 벽으로 장식한 시계탑(Clock Tower)와 그 옆에 있는 스윙 브리지(Swing Bridge) 주변이 아무래도 볼거리가 많았다. 앰피씨어터(Amphitheatre) 앞에선 20여 명의 원주민들이 무리를 지어 노래 부르며 춤을 추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케이프타운의 랜드마크인 테이블 마운틴 정상으로 올랐다.

 

테이블 마운틴 정상에는 음식을 파는 카페와 기념품가게도 있었다.

 

 

 

평평하게 생긴 테이블 마운틴 정상엔 산책로 세 개를 만들어 놓아 서로 다른 조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워터프론트에서 테이블 마운틴의 위용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시계탑과 스윙 브리지가 있는 지역이 워터프론트의 중심지답게 사람들 왕래가 많았다.

 

1806년부터 매일 정오에 대포를 발사해 시각을 알린다는 눈건(Noon Gun)이 있는 시그널 힐(Signal Hill)이 눈에 들어왔다.

 

 

스윙 브리지를 건너 레스토랑과 바, 기념품가게, 공예품점이 있는 거리를 거닐었다.

 

흑인 원주민 20여 명으로 구성된 한 무리의 공연팀이 춤과 노래로 거리 공연을 펼쳤다.

 

 

노벨 스퀘어(Nobel Square) 옆에 음식을 파는 푸드 마켓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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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아빠 2021.01.04 1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입법수도, 행정수도, 사법수도 다 다른 거군요. 전 왜 당연히 케이프타운일 거라 생각한 걸까요ㅎ
    포스팅을 볼 때마다 무식이 치유(?)되는 기분이네요ㅎㅎ

    • 보리올 2021.01.04 1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식이 치유된다니 과분한 칭찬입니다. 솔직히 남아공의 수도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제 아셨으니 누구보다도 빠른 셈입니다.

  2. 유량자 2021.01.04 2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아공 정말 매력있는 나라네요,
    전혀 생각해본적 없던 나라인데
    치안만 좋다면 꼭 한번 가봐야 겠네요

    • 보리올 2021.01.06 12: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답지 않은 나라라고 합니다. 대도시의 치안은 좀 그렇지만 밖으로 나가면 그런 것도 느끼기 힘듭니다. 시간되시면 언제 한번 다녀오시죠.

 

12일에 걸쳐 케이프타운(Cape Town)으로 이동해야 했다. 남아공 내륙 지방의 시골 풍경을 원없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지만, 장거리 운전에서 오는 지루함까지 모두 떨칠 수는 없었다.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을 빠져나와 라이덴버그(Lydenburg)를 지나다가 빌통(Biltong)을 파는 가게가 보여 잠시 차를 세웠다. 빌통은 소나 타조, 영양 등의 살코기를 양념에 절였다가 말린 것으로 우리의 육포와 비슷하다. 주인장이 친절하게도 가게 뒤편에 있는 가공 공장도 보여주었다. 장시간 운전에 잠을 쫓을 간식으로 빌통 한 봉지를 구입했다. N4 고속도로를 타고 요하네스버그 방향으로 달리다가 미델버그(Middelburg) 못 미처 알주 페트로포트(Alzu Petroport)란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 뒤로 코뿔소와 버팔로를 가둬 놓은 초원이 펼쳐져 있어 공짜로 동물을 볼 수 있었고, 선진국 이상으로 깨끗하게 관리하는 화장실이 내겐 퍽 인상적이었다. 소시지 살롱(Sausage Saloon)이란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때웠다.

 

요하네스버그를 우회해 N12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계속 남서쪽으로 달렸다. 가우텡(Gauteng) 주를 벗어나 노스 웨스트(North West) 주로 들어섰다. 웬만하면 노던 케이프(Northern Cape) 주에 있는 킴벌리(Kimberley)까지 가려 했지만, 밤이 너무 늦어 중간에 숙소를 구해야 했다. 마침 블룸호프(Bloemhof) 외곽에 있는 알마 익스클루시브 게임 랜치(Almar Exclusive Game Ranch)에 방이 있어 거기서 하루를 묵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숙소를 찾아가는 길은 비포장도로에 30분이 훨씬 더 걸렸다. 손님은 우리만 있는 듯했다.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시설은 엄청 좋았다. 거실과 부엌이 있고 방이 네 개에 침대가 여덟 개나 되었다. 각자 방 하나씩을 차지하고 편히 쉬었다. 동물 목장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게임 랜치엔 여러 종의 영양류가 있고 얼룩말과 타조도 있다고 한다. 게임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는 곳인데, 일정이 바빠 아침 일찍 떠난 것이 좀 아쉬웠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N12 고속도로로 올라섰다. 노던 케이프 주로 들어선지 얼마 안 되어 킴벌리에 도착했다. 킴벌리는 다이아몬드로 인해 태어난 도시다. 1866년 야곱이란 소년이 오렌지 강가에서 반짝이는 돌을 발견한 것이 시초인데, 이 돌이 유레카(Eureka)’라는 21.25캐럿 다이아몬드 원석으로 판명되었다. 그 후 호프타운의 한 농부는 남아프리카의 별로 알려진 83.5캐럿의 다이아몬드를 발견했다. 이 소식이 퍼지자, 전세계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탐광꾼 5만여 명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다이아몬드 러시(Diamond Rush)가 시작된 것이다. 1871년 킴벌라이트 지층이 발견된 콜스버그 코피(Colesberg Kopje) 언덕에서 노천 채굴이 이루어졌고, 그 잔재가 오늘날의 빅홀(Big Hole)이다. 그 옆에는 킴벌리 광산 박물관이 있고, 다이아몬드 러시 당시의 시가지 모습을 재현한 거리엔 교회나 펍, 다이아몬드 거래소, 사진관 등이 늘어서 있어 예전의 영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케이프타운을 향해 차를 몰았다. 빅토리아 웨스트(Victoria West)를 지나 웨스턴 케이프(Western Cape) 주로 들어선 후 N1 고속도로를 타고 줄곧 남서쪽으로 달렸다. 어둠이 깔릴 즈음, 와인랜드에 있는 스텔런보시(Stellenbosch)에 도착해 깔끔한 게스트하우스에 여장을 풀었다.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을 빠져나와 라이덴버그를 지나다가 빌통을 파는 가게가 있어 한 봉지 구입하였다.

 

 

 

 

N4 고속도로 상의 알주 페트로포트 휴게소. 코뿔소와 버팔로, 영양을 멀리서 바라보곤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했다.

 

알주 페트로포트 휴게소에서 그 날 저녁에 묵을 숙소 안내 포스터를 발견했다.

 

 

 

 

 

 

킴벌리에는 다이아몬드 채굴 현장인 빅홀이 남아 있는데, 그 깊이가 240m, 폭은 463m, 둘레는 1.6km나 된다.

현재는 그 안에 40m 깊이의 물이 채워져 있다.

 

 

 

 

 

와인랜드의 중심지인 스텔런보시에 도착해 패트 부처(Fat Butcher)라는 식당에서 와인을 곁들여 저녁 식사를 했다.

 

 

스텔런보시에서 하루 묵은 게스트 하우스는 시설이 깨끗하고 친절해 인상이 무척 좋았다.

종류가 많진 않았지만 조식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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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람쥐s 2020.12.24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아공에 이렇게 멋있는곳이 있다니!!
    사람도 한적해보여서 너무 좋을것 같아요 ㅎㅎ
    좋은 사진 잘보구 하트 꾹 하고 가용~!

  2. 글쓰는아빠 2020.12.24 14: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같은 시국에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해외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단 것이... 참 감사하네요 ㅠㅠ

    • 보리올 2020.12.24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여행을 한 시점이 올 2월이었는데,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했지만 팬데믹은 선언되지 않았던 때였죠. 출입국 제한이 시행되기 전에 여행을 마쳐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 글쓰는아빠 2020.12.24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건강히 다녀오셔서 참 다행이십니다ㅎ 종종 들려 눈요기하고 가겠습니다ㅋㄷ

    • 보리올 2020.12.24 1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운 말씀이네요. 남아공이 그렇게 안전한 나라는 아닙니다. 언제 남아공 가시면 사고 예방에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할 겁니다. 즐거운 성탄과 행복한 새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3. 애디리 2020.12.24 14: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하는 분위기가 정말 좋네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ㅎㅎ

    구독과 좋아요💗 꾹 눌렀습니다!
    자주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크루거 국립공원을 빠져나와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 자연보호구역(Blyde River Canyon Nature Reserve) 아래쪽에 있는 사비(Sabie)란 도시에 닿았다. 도중에 굵은 비가 내리기 시작해 사비에 도착할 때까지 그치질 않았다. 사비는 해발 고도가 1,000m가 넘는 고원 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산자락으로 둘러싸인 유럽의 어느 시골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이 강했다. 사비에 있는 멋진 로지를 예약해 하룻밤 묵었다. 다음 날도 날씨는 좋아지지 않았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는 그렇다 쳐도 파노라마 루트 선상에 있는 모든 산세가 비구름에 가려 그 형상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스콥(Graskop)을 지나 R534 도로를 타고 피너클(Pinnacle)과 신의 창(God’s Window), 원더뷰(Wonder View)에 차를 세웠지만 모두 허탕을 치고 말았다. 베를린 폭포(Berlin Falls)에 도착했더니 비가 좀 수그러들어 차에서 내려 폭포 앞에 설 수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수량은 제법 많았고 폭포의 위용도 나름 괜찮았다.

 

본래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은 드라켄스버그 산맥의 북쪽 산악 지역에 있는 협곡을 말한다. 해발 2,000m 가까운 산악 지형이 펼쳐지는 곳이라 날씨가 좋아지기를 고대하며 R532 도로를 타고 북상했다. 오래지 않아 버크스 럭 포트홀스(Bourke’s Luck Potholes)에 도착했다. 트레르 강(Treur River)이 블라이드 강으로 합류하는 지점에 있었다. 소용돌이치는 급류가 암반을 침식시켜 단지 모양의 포트홀을 만들어 놓았다. 협곡 위로 놓인 다리를 건너 협곡과 포트홀을 구경했다. 다시 차를 몰아 쓰리 론다벨 뷰포인트(Three Rondavel Viewpoint)로 향했다. 협곡 건너편에 우뚝 솟은 세 봉우리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지만 이 역시 구름에 가려 형상이 분명치 않았다. 남아공 전통 가옥인 원통형 초가집, 즉 론다벨을 닮았다 해서 쓰리 론다벨이라 부른다. 바람에 구름이 걷히길 기다리며 차에서 얼마를 기다렸지만 허사였다. 이제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을 떠난다. R36 도로를 타고 라이덴버그(Lydenburg)로 내려섰다. 여기서 케이프타운(Cape Town)까지 1,500km20시간에 걸쳐 운전해야 하는 고단한 일정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사비에 있는 플로리트 리버사이드 로지(Floreat Riverside Lodge)에서 하루 묵었는데 가격에 비해 시설이 아주 훌륭했다.

 

 

R534 도로에 있는 세 군데 명승지는 비구름 때문에 모두 허탕을 쳤다.

비가 좀 잦아들기에 길가에 차를 세우고 주변 풍경을 눈에 담았다.

 

 

 

비구름이 잠깐 걷힌 사이 운이 좋게도 베를린 폭포를 둘러볼 수 있었다.

 

버크스 럭 포트홀스가 있는 도시, 모레멜라(Moremela)가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공원 입장료를 내고 버크스 럭 포트홀스로 들어갔다.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 자연보호구역 본부와 기념품가게 등이

안에 있었다. 원주민 여성들이 노래와 춤으로 관광객들을 맞았다.

 

 

 

 

 

 

 

트레르 강이 블라이드 강으로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버크스 럭 포트홀스는 격류가 암반을 침식해 만든

돌개구멍이 협곡 아래 여기저기 포진해 있었다.

 

 

 

가장 기대가 컸던 쓰리 론다벨의 웅장한 모습도 구름에 가려 희미한 형상만 겨우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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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선언되기 직전에 한국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를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만났다. 둘이서 남아프리카 로드트립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먼저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으로 올라갔다가 거기서 케이프타운(Cape Town)까지 내려간 다음, 가든 루트(Garden Route)를 타고 포트 엘리자베스(Port Elizabeth)을 경유해 요하네스버그로 돌아오는 장거리 여행으로, 차량 운행 거리는 5, 000km를 훌쩍 넘었다. 차는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렌트를 했다. 이 여행에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은 남아공 치안이 좋지 않아 조심한다고 하면서도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도둑을 만나 주차해 놓은 자동차 문이 깨지고 친구 배낭 하나를 잃어버린 일이 있었고, 요하네스버그로 올라오면서 하룻밤 묵은 크래독(Cradock)에서 카메라 대용으로 쓰던 아이폰을 깜쪽같이 분실하여 여행 중에 찍은 사진 대부분을 날린 것이었다. 수 천 장의 사진이 사라진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크루거 국립공원의 푼다 마리아(Punda Maria) 게이트까지는 7시간이 넘게 걸렸다. 야생동물 사파리로 유명한 이 공원은 남아공 북동쪽 끝단에 위치하고 있다. 공원 북쪽엔 짐바브웨(Zimbabwe), 동쪽엔 모잠비크(Mozambique)가 있어 두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남아공에선 가장 큰 국립공원으로 그 면적이 2만 ㎢에 이른다.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야생동물의 숫자나 종류도 다른 공원에 비해 훨씬 많다고 한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형상인데 그 길이가 무려 350km나 된다. 공원 내 명소를 빠지지 않고 돌아보려면 최소 3일은 필요하다는데, 우리는 하루 일정이라 무척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공원에는 모두 8개의 게이트가 있다. 입장은 북쪽에 있는 푼다 마리아 게이트로 했고, 공원을 빠져나올 때는 남쪽에 있는 폴 크루거(Paul Kruger) 게이트를 이용했다. 푼다 마리아는 림포포(Limpopo) 주에, 폴 크루거는 음푸말랑가(Mpumalanga) 주에 속했다. 크루거 국립공원을 다녀오면서 남아공이 엄청 큰 나라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입장료를 내고 공원으로 들어서 셀프 게임 드라이브(Self Game Drive)에 나섰다. 가장 먼저 얼룩말이 우릴 반겼다. 가능하면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천천히 차를 몰았다. 멀리서 풀을 뜯는 동물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거리가 있어 식별이 어려운 동물도 많았다. 그래도 규정상 차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다. 우리 관심은 아무래도 빅5에 있었는데 실제로 빅5를 모두 보려면 엄청난 행운이 따라야 한다. 우린 빅5 가운데 코끼리와 버팔로만 겨우 볼 수 있었다. 숙소와 휴게소로 쓰이는 레스트캠프(Restcamp)에 들르면 어느 곳에, 어떤 동물이 출몰했는지 적어 놓은 현황판이 있다. 하지만 그 정보를 믿고 달려가도 시간차가 있어 그 동물을 본다는 보장은 없다. 그저 우리가 평소 쌓은 복만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욕심은 내려놓았다. 행여 더 많은 동물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공원 레인저가 안내하는 게임 드라이브나 초원을 걷는 부시 드라이브(Bush Drive), 야간에 보호구역을 도는 나이트 드라이브(Night Drive), 동물의 흔적을 추적하는 윌더니스 트레일(Wilderness Trails) 등을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푼다 마리아 게이트에서 입장료를 내고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공원 안에는 아스팔트로 된 2차선 도로가 남북으로 이어져 있지만 비포장 탐방로도 제법 많았다.

 

 

 

다른 종에 비해 띠는 넓지만 그 숫자가 적은 것이 특징인 얼룩말(Burchell’s Zebra)이 우릴 맞았다.

 

거북이 한 마리가 겁도 없이 느릿느릿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고 있다.

 

아프리카 평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혹멧돼지(Warthog)

 

영양 가운데 덩치가 큰 쿠두(Kudu)는 인상적인 뿔과 옆구리에 하얀 띠를 가지고 있다.

 

멀리서 풀을 뜯고 있어 식별이 어려웠지만 내 눈엔 누(Gnu)라고 불리는 윌더비스트(Wildebeest)로 보였다.

 

 

5에 속하는 버팔로가 풀을 뜯고 있었다. 성체는 키 1.5m, 몸무게 750kg까지 나간다.

얼핏 보면 온순해 보이지만 실제는 상당히 위험한 동물이다.

 

 가장 큰 조류에 속하지만 날지는 못 하는 타조(Ostrich). 키가 2.6m까지 자란다.

 

어느 레스트캠프의 휴게소에서 얼룩말 가죽을 팔고 있었다.

 

공원 중간쯤에 차로 오를 수 있는 고지대가 있어 그곳에서 공원을 둘러보았다.

 

다시 남으로 차를 몰았다. 오후엔 구름이 잔뜩 몰려와 하늘이 어두워졌다.

 

 

수령이 오래된 바오밥 나무(Baobob Tree) 한 그루가 사바나 초원에 우뚝 서있다.

 

 

육상 포유동물로는 가장 크다는 아프리카 코끼리 떼가 도로를 건너고 있다.

5 가운데 하나로 성체는 키가 3.3m까지 자란다.

 

강아지 얼굴을 하고 있는 원숭이, 바분(Baboon)은 수컷의 경우 키가 1.5m까지 자란다고 한다.

 

 

폴 크루거 게이트를 빠져나오며 크루거 국립공원과 작별을 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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